세월호 유족,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생명, 안전보다 고귀한 것 없어” 국회 들을까

與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의총…법안 후퇴 우려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사는 삶이 얼마나 힘든지 아느냐. 세월호 가족들은 7년 가까이 지옥을 헤매고 있다. 더 지옥 같은 것은 생명과 안전보다 돈을 중요하게 여기는 한국 사회다

고 장준형 학생 아버지이자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인 장훈 씨 ⓒ 김한주 기자

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은 고 장준형 학생의 아버지 장훈 씨가 국회를 향해 일침을 놨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은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며 국회에 법 제정을 촉구한 것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산업재해뿐만 아니라 시민재해도 포함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가습기살균제 참사 등 재해에서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기업을 처벌할 수 있는 법이다. 따라서 세월호 유족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당사자로 볼 수 있다. 당사자인 세월호 유족의 말이 국회 담을 넘을지 주목된다.

4.16연대와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는 17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훈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는 달라야 한다고 다들 말했다. 그런데 지금도 1년에 2천 명 이상이 죽고 있다. 뭐가 달라진 것이냐.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는데 책임도 묻지 못하고 있다. 생명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내 아들 준형이 몸무게만큼 금과 다이아몬드를 준다해도 준형이는 돌아오지 못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은 사람의 생명이 달린 문제다. 국회는 지금 당장 유족이 원하는대로 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4.16연대가 17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했다. ⓒ 김한주 기자
김재하 4.16연대 공동대표(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 ⓒ 김한주 기자

4.16연대 공동대표이기도 한 김재하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은 “세월호 참사와 산업재해는 사회적 타살이라는 점에서 같다”며 “지금 한국은 생명, 안전보다 돈을 우선하는 사회다. 그 돈 때문에 사람이 희생되고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다. 이런 사회를 바꾸기 위해 유족들이 나섰다. 국회는 빠르게 그리고 바르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해야 한다. 전태일 3법이 담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국회 통과 기준점이어야 한다. 법안을 왜곡하고 비틀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태호 4.16연대 공동상임집행위원장은 “일하다가 죽든 수학여행 갔다가 나라가 구하지 않아서 죽든 죽은 사람만 억울한 사회다. 25년 전 삼풍 사건 터졌을 때 유족들은 사람 목숨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운동을 했다. 그리고 지금 세월호 가족, 용균의 어머니가 같은 주장을 하며 거리에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국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고 전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오늘 정책 의원총회를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다룰 예정이다.

4.16연대가 17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했다. ⓒ 김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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