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노위 이어 중노위도 SPC 비알코리아(던킨도너츠) 부당노동행위 인정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던킨도너츠비알코리아지회(화섬식품노조)가 회사를 상대로 낸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사건에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이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까지 승소했다. 부당노동행위란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취급을 하거나 노동조합 활동에 회사가 지배ㆍ개입 하는 등 노동자의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회사의 행위를 말하며 법에서는 이를 금지한다.
중노위는 지난 10일 회사가 민주노총 노조 조합원들을 한국노총 BRK던킨도너츠노동조합(한국노총 노조) 조합원과 비교해 차별적으로 승진에서 빠뜨린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지노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내린 판정을 중노위도 유지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승진 평가를 거쳐 올해 1월 1일 이뤄진 인사에서 화섬식품노조 조합원 73명 가운데 승진자는 3명으로 4%뿐이었지만, 한국노총 노조 조합원은 168명 가운데 승진자가 30명으로 18%나 됐다. 화섬식품노조 소속 조합원이 있는 안양공장만 살펴보면, 화섬식품노조 조합원 중 승진 대상자 20명 가운데 3명(15%)만 승진했고, 한국노총 조합원은 승진 대상자 5명 가운데 5명(100%)이 모두 승진했다. 특히 화섬식품노조 조합원들이 협력업체 시절을 포함한 근속연수가 훨씬 긴데도 승진에서 대거 탈락했다.
노동위원회는 이러한 ‘차별’이 발생한 이유를 한국노총 간부가 승진 인사 과정에서 1차 평가를 담당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승진 평가에서 1차 평가는 ‘라인장’이 담당하는데 안양공장 라인장은 5명 전원 한국노총 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간부였다. 지노위는 “회사가 라인장에게 1차 승진 평가 권한을 부여하면서 발생한 결과이므로 라인장의 승진 평가 행위는 회사의 행위와 분리할 수 없고, 승진 차별은 회사의 귀책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한국노총 노조 위원장은 승진 평가의 최종 평가자인 이 회사 생산팀장에게 민주노총 조합원 A씨를 두고 “A씨는 떨어뜨리지 마세요. A는 내가 분명히 내가 설득시켜서 데려올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승진을 매개로 화섬식품노조를 탈퇴시키고 한국노총에 가입을 회유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지노위는 이런 발언을 두고 “승진 평가가 객관적 기준에 의해 이뤄진 것이 아니고 회사와 한국노총 노조의 민주노총 노조에 대한 비우호적 시각이 반영돼 차별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정황을 볼 때 회사와 한국노총 노조가 공모하여 승진 차별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노조 활동에 지배 개입했음을 추정할 수 있다. 화섬식품노조는 비알코리아의 생산팀장과 한국노총 노조 위원장이 승진을 두고 민주노총 조합원에 대해 차별을 가하는 행태 속에서 회사와 서로 뜻을 같이하는 등 한국노총 노조가 자주성과 주체성이 없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승진 평가 진행 중 민주노총에서 탈퇴한 5명 가운데 4명이 승진했고, 승진 인사 공개 직후 탈퇴한 인원은 11명에 이른다. 지노위는 “승진 차별로 인해 민주노총에 가입하면 승진상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인식이나 한국노총 노조에 가입해야 승진에 유리하다는 인식을 노동자들에게 주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승진 차별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민주노총 조합원에 대한 진급 차별을 이용한 노조탄압은 SPC그룹 전반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3월 30일 화섬식품노조는 국회 본관에서 ‘복수노조 제도를 악용한 SPC그룹의 노동조합 탄압 사례와 쟁점’ 토론회 열었다. 이 자리에서 비알코리아뿐만이 아니라 파리바게뜨를 포함한 SPC 계열사 전반에서 이루어지는 진급을 이용한 탈퇴 회유 사례가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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