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복합쇼핑몰, 온라인유통업은 여전히 노동자 휴식권 사각지대
유통노동자 휴식권 위해 의무휴업 확대해야

9월 14일 오전 윤석열 정부 대형마트 주말 의무휴업 폐지 저지를 위한 노동·시민사회·진보정당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전히 많은 유통노동자의 휴식권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을 규탄하며 의무휴업 확대를 요구했다. 

윤석열 정부는 현재 시행 중인 대형마트의 월 2회 의무휴업 폐지를 추진하기 위해 국민제안 투표 TOP10이나 규제심판 회의를 시도하였으나 유통업 노동조합 및 시민사회단체, 진보정당, 소상공인 그룹의 반발에 부딪혀 의무휴업을 유지하기로 입장을 선회한 바 있다. 

공동행동은 여전히 월 1회 휴점에 그치고 있는 백화점과 연중무휴인 곳이 많은 온라인 쇼핑몰, 법으로 정해진 바 없어 야간노동 및 영업일 규제가 없는 온라인유통업의 현실을 지적했다. 

▲ 국회 소통관에서 유통업 의무휴업 확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중이다.
▲ 국회 소통관에서 유통업 의무휴업 확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중이다.

강진명 서비스연맹 유통분과 의장은 취지 발언에서 유통노동자의 노동은 판매 시간이 아닐 때도 계속된다며 정기 휴점이 없는 유통매장의 노동자들은 심각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다고 지적했다. 또한 휴점일 없이 돌아가는 아웃렛, 백화점, 면세점을 비롯한 유통매장들은 내부 설비, 무빙워크, 엘리베이터를 점검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며 소비자 안전을 위해서라도 의무휴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취지발언중인 강진명 서비스연맹 유통분과 의장
▲ 취지발언중인 강진명 서비스연맹 유통분과 의장

김소연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현장 발언을 통해 60%의 노동자가 주말 가족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고, 노동조합이 없는 백화점 노동자들의 84%가 백화점 정기 휴점을 요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며 유통노동자의 삶과 휴식은 안중에도 없는 재벌 유통기업의 이윤만 고려한 연장 영업 남발은 없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뿐만 아니라 휴점 없이 매장이 열려있는 탓에 노동자가 쉬는 날에도 문의 사항, A/S 요청, 담당 VIP 고객의 매장방문 등으로 온전히 휴식을 취할 수 없다고 현실을 고발했다. 

▲ 현장발언중인 김소연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
▲ 현장발언중인 김소연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

이수암 마트산업노동조합 온라인배송지회장은 대부분 배송노동자가 특수고용노동자로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않아 주6일 52시간을 초과하는 장시간 노동에 노출되어 있다며, 야간과 새벽 배송을 위해 심야에도 일하는 등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이고 사고의 위험이 크다고 현실을 고발했다. 

▲ 현장발언중인 이수암 마트산업노동조합 온라인배송지회장
▲ 현장발언중인 이수암 마트산업노동조합 온라인배송지회장

김복철 재벌쇼핑몰입점저지전국비대위 공동대표는 쇼핑몰이 쉬지 않아 입점업체 또한 쉴 수 없다며 입점업체의 휴식권과 건강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무휴업은 골목상권을 지키는 측면도 있지만, 노동자의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울타리라는 뜻도 있다.”라며 유통업계 종사자의 건강권을 강조했다. 

▲ 현장발언중인 김복철 재벌복합쇼핑몰입점저지전국비대위 공동대표
▲ 현장발언중인 김복철 재벌복합쇼핑몰입점저지전국비대위 공동대표

이어 정당과 시민단체의 지지 발언이 이어졌다. 배진교 정의당 국회의원은 지지 발언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무분별한 규제 해체를 막고, 분명한 효과를 보여주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정책을 확대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입법발의, 상임위, 국정감사, 대정부 질의 등 국회에서의 노력은 물론, 상인들과 함께하는 전국 시도당 캠페인 등, 국회 밖에서도 노력할 것이다.”라고 의무휴업 확대를 실현하기 위한 의지를 밝혔다. 

▲ 지지발언중인 배진교 정의당 국회의원
▲ 지지발언중인 배진교 정의당 국회의원

정태흥 진보당 공동대표는 “지금까지 재벌 유통업체가 골목상권을 파괴하고, 노동자가 쉴 수 있는 주말을 빼앗아 영업했던 것은 사실상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약탈’이었다.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을 월 4회로 확대하고, 의무휴업 제도를 대형마트 뿐만이 아니라 백화점, 복합쇼핑몰, 온라인유통업 등 유통산업 전반으로 확대해야 한다. 진보당은 단체장과 지방의원이 있는 모든 곳에서 유통산업 전반으로 의무휴업 확대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발언했다. 

▲ 지지발언중인 정태흥 진보당 공동대표
▲ 지지발언중인 정태흥 진보당 공동대표

시민단체에서는 조건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활동가가 지지 발언에 나섰다. “우리는 무한 소비와 무한가속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모든 매장으로 의무휴업 확대를 통한 휴식권 보장과 함께, 휴업을 통한 야간노동 철폐, 노동시간 단축, 무한 소비와 생산에 대한 제동을 같이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모든 유통노동자의 쉴 권리를 강조했다. 

▲ 지지발언중인 조건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활동가

공동행동은 의무휴업 확대를 주장하며 유통매장의 휴업은 단순히 노동자의 휴식권 보장에만 머무는 것이 아닌 시설 점검할 시간 없이 매장이 돌아가면 소비자에게도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365일 돌아가는 매장에서 사용되는 전기는 탄소 저감 문제에도 심각한 위협이 된다며 자본의 탐욕이 기후 위기를 부추기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유통노동자의 사회적 관계 유지 및 건강하게 살아갈 권리를 위해 모든 유통노동자에게 의무휴업을 보장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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