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100시간 초과근무... 일회용 방진복 주며 “빨아 입어라”
최저임금 인상 때마다 상여금 녹이기로 임금 되레 줄어

▲파업에 참가한 비를라카본코리아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
▲파업에 참가한 비를라카본코리아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위원장 신환섭) 광주전남지부 비를라카본코리아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은 3월 3일 오후 1시부터 임금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쟁취하기 위해 비를라카본코리아 여수공장에서 파업에 돌입했다. 지회는 이미 2월 21일 여수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를라카본코리아의 열악한 노동 환경을 비판하며 쟁의행위 돌입을 예고했었다.

최강주 지회장은 “회사의 부당함에 맞서기 위해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교섭을 진행하던 도중 원청은 하청업체를 바꾸었고 3개월 동안 진행했던 교섭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회를 설립한 뒤 하청업체와 7개월 동안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지회 노동자들은 다른 기업의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보다 30% 정도 적은 급여를 받아 가며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 달에 100시간 이상 초과근무로 생계비를 마련하고 있으며 원청의 주문량에 따라 맞교대(12시간)를 하던지, 16시간 계속 근무를 하고 있다. 장시간 노동 문제뿐만이 아니고 노동환경 역시 열악하다. 카본을 포장, 출하하는 일을 담당하는 하청노동자들은 까만 분진을 뒤집어쓰고 흡입할 수밖에 없는데 사측은 이를 알고도 일회용 방진복을 일주일 동안 입게 하고 일회용 장갑 또한 빨아서 쓰게 지시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2012년부터 매년 최저임금이 결정되면 상여금을 기본급에 녹여 임금 인상 효과를 막아왔다. 최저임금법에 위반되지 않을 정도로 기본급을 올리는 대신 600%의 상여금 퍼센티지를 계속 줄여왔던 것이다. 예를 들어 2013년, 최저임금이 280원 올랐다면 한 달 5만8,720원, 1년 70만 원 정도 연봉이 오른다. 이때 사측은 상여금을 200%, 약 200여만 원 삭감시킨다. 결국 연봉 70만 원 인상될 거라 기대했던 노동자들은 되레 130만 원이 줄어든 연봉을 받아 들게 된다.

이렇게 10년 동안 깎인 상여금이 1인당 5천만 원에 달한다. 10년이 넘게 일해도 최저임금을 받는 사내 하청노동자에게는 2년 치 기본급이 넘는 금액이다. 비를라카본코리아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말한다. “국가가 정한 최저임금이 올라도 오히려 연봉은 줄어드는 기이한 회사가 비를라카본코리아입니다. 여수시민 여러분! 비를라카본코리아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노예처럼 부려 먹고 과로사로 내몰지 못하도록 회초리를 들어 주세요!”라고.

비를라카본코리아는 타이어나 터너 등에 들어가는 까만 카본을 만드는 회사로써 전체 인원이 100여 명 남짓 근무를 하고 있으며 이중 절반이 넘는 65명 정도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파업에 참가한 비를라카본코리아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
▲파업에 참가한 비를라카본코리아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
▲21일 진행한 쟁의행위 돌입과 비를라카본코리아 규탄 기자회견
▲21일 진행한 쟁의행위 돌입과 비를라카본코리아 규탄 기자회견
▲21일 진행한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최강주 지회장
▲21일 진행한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최강주 지회장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일하는 비를라카본코리아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일하는 비를라카본코리아사내하청지회 조합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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