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경남CBS 아나운서 대책위원회 공동 기자회견
"사태 해결 없으면, 단협 위반 등 하나하나 따져 묻겠다"

경남CBS 최태경 아나운서 정상복직 촉구 기자회견이 14일 오전 11시 열렸다. 언론노조와 경남cbs아나운서 정상적 원직복직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공동주최했다. ⓒ 조연주 기자
경남CBS 최태경 아나운서 정상복직 촉구 기자회견이 14일 오전 11시 열렸다. 언론노조와 경남cbs아나운서 정상적 원직복직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공동주최했다. ⓒ 조연주 기자

언론노조(위원장 윤창현)가 CBS(사장 김진오)가 CBS가 중앙노동위원회의 원직복직 명령을 제대로 이행하고, 최태경 아나운서에 대한 인권침해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중노위는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사측에 원직복직을 명령했지만, 사측은 ‘최 아나운서는 프리랜서였고, 프리랜서로 복직하는 게 원직복직’이라고 주장한다. 최 아나운서는 6개월 넘게 정상적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경남CBS 최태경 아나운서 정상복직 촉구 기자회견이 14일 오전 11시 열렸다. 언론노조와 '경남cbs아나운서 정상적 원직복직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공동주최했다. 이들은 “최근 프리랜서 부당해고 사례가 방송가의 악습처럼 늘고 있는 가운데, 부당해고 소송 끝에 경남CBS로 돌아갔던 최태경 아나운서의 정상복직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태경 아나운서는 2021년 말일 해고통보를 받은 뒤,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통해 지노위와 중노위에서 노동자성을 인정받았다. 프리랜서 계약서를 썼지만 정규직 직원들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며 사측의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중노위는 사측에 원직복직 명령을 내렸지만, 사측은 ‘프리랜서로 복직하는게 원직복직’이라는 주장한다. 더해 최태경 아나운서에 대해 전에 없던 부당노동행위와 괴롭힘을 가하고 있다는 게 기자회견 참가자들의 설명이다.

더해 “문제는 이런 ‘노동적폐행위’가 CBS에서 벌어지는데도 있다”고 지적했다. 쿠데타로 집권한 신군부 폭압에 맞서 투쟁을 펼치고, 단협에 ‘비정규직 채용의 제한’ 항목을 두며 대한민국 방송사 최초로 방송사 내 비정규직 비용 최소화와 노동인권 개선에 앞장선 곳이었다는 부연이다. 사측 CBS가 여러 수단을 동원해 최 아나운서를 괴롭히고 있는 것을 ‘직장 내 괴롭힘이자 반인권적 폭력’으로 규정했다.

언론노조는 CBS 김진오 사장을 향해, 사태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단협 위반과 근로계약서 미작성을 포함한 법 위반 사례를 하나하나 따져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요시 전국 각지 CBS에 근로감독 신청도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남CBS 최태경 아나운서 정상복직 촉구 기자회견이 14일 오전 11시 열렸다. 언론노조와 경남cbs아나운서 정상적 원직복직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공동주최했다. ⓒ 조연주 기자
경남CBS 최태경 아나운서 정상복직 촉구 기자회견이 14일 오전 11시 열렸다. 언론노조와 경남cbs아나운서 정상적 원직복직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공동주최했다. ⓒ 조연주 기자

최태경 아나운서는 “CBS는 노동자성을 인정한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대외적으로는 언론과 노동계 시민사회단체 목소리를 무시하며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6개월 동안 저는 이전에는 겪어본 적이 없었던 후퇴한 노동환경과 인간적 예우를 감내해야만 했다”며 사측이 직원들에게 최 아나운서와는 한마디도 섞지 말라는 지시를 했다는 점, 업무를 위한 최소한의 소통이 차단되고 비품 사용까지 제지당한 점, ‘아나운서’ 직함을 쓰지 못하게 한 점, 근로계약서(노동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아침에 열리는 직원 예배에도 참석을 막았다고 전했다.

최 아나운서는 “달라진 근무 환경 속에서 저는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견디기 위해 정기적으로 심리 상담까지 받고 있다. 1인 시위를 하는 동안 시민들은 ‘그 CBS가 맞는지’를 질문했고 저는 그렇다고 답하며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CBS 사람인 제가 CBS의 과오를 이렇게 드러내는 것은 지금 제게도 너무 가슴이 아픈 일”이라며 “국민에게 언론다운 언론으로 신뢰 받으며, 정의공론과 정론직필을 외치던 그 CBS로 돌아와 주시기 바란다. 지금도 자정 능력이 있는 여전히 살아있는 조직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해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CBS가 사태해결에 진정성 없이 시간끌기로 일관한다면 언론노조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 대응할 것이다. 다른 곳이 아니라 CBS는 언론민주화 투쟁 역사 속에서 최장 파업 기록을 세운 곳이기에 언론노조는 인내하고 기다렸다. 이 기자회견이 언론노조의 마지막 인내심임을 밝힌다”면서 “CBS는 지금 언론민주화 투쟁의 당위성까지 허물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노동권을 훼손하고 당연한 절차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김진오 CBS사장은 그 댓가를 반드시 치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더해 “적어도 사회정의를 외치고 약자를 보듬는다는 방송국 CBS에서 노동자의 권리를 유린하고, 치졸한 작태를 반복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김진오 사장은 조속히 대화의 장으로 나와 정상적으로 사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경남CBS 최태경 아나운서 정상복직 촉구 기자회견이 14일 오전 11시 열렸다. 언론노조와 경남cbs아나운서 정상적 원직복직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공동주최했다. ⓒ 조연주 기자
경남CBS 최태경 아나운서 정상복직 촉구 기자회견이 14일 오전 11시 열렸다. 언론노조와 경남cbs아나운서 정상적 원직복직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공동주최했다. ⓒ 조연주 기자

돌꽃노동법률사무소의 김유경 노무사는 “사측이 명백하게, 법과 상식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근거가 하나도 없는 대응을 지속하고 있는 이유는 최 아나운서와 같은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시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미 법률 다툼 과정에서 최 아나운서의 노동자성이 명백하게 드러났지만, 최 아나운서처럼 무늬만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이들의 또 다른 법적 대응의 토대를 없애기 위해 이같은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봤다.

더해 김 노무사는 “회사는 이렇게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시간만 끌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렇게 될 수 없을 것이다. 이미 방송 제작 현장 비정규직들의 저항의 물결은 거대한 흐름이 됐고, 사회적인 관심사가 됐다. 그리고 이들의 투쟁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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