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제주본부, 양회동 열사 정신계승 결의대회
"근본적 체제 변혁으로 열사의 염원 이뤄내자"
건설노조 제주지부장, 양회동 열사 회고하며
"자기 배 굶겨가며 동지들 벌이 걱정하는 사람"

11일 민주노총 제주본부(본부장 임기환)가 ‘건설노동자 양회동 열사 정신계승 제주지역 결의대회’를 열고 열사정신을 계승하여 민주노총의 힘, 민중의 힘을 모아 노조탄압 분쇄, 윤석열정권 퇴진을 관철해내자고 결의했다.

“더 이상 억울하지 말자! 더 이상 참지 말자! 더 이상 죽지 말자! 이제는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으로 반격에 나서자! 빼앗긴 노동자의 권리를 되찾아 오자!”

제 몸에 불을 당긴 열사의 영정 앞에서, 제주지역 노동자들이 윤석열정권 퇴진을 결의했다. 윤석열정권의 야만적 탄압을 의연히 분쇄하고, 열사가 꿈꿨던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더 이상 죽지 말자’고 소리쳤다.

지난 11일 민주노총 제주본부(본부장 임기환)는 ‘건설노동자 양회동 열사 정신계승 제주지역 결의대회’를 열고 열사정신을 계승하여 민주노총의 힘, 민중의 힘을 모아 노조탄압 분쇄, 윤석열정권 퇴진을 관철해내자고 결의했다.

이날 결의대회는 서비스연맹 전국예술강사노조 박연술 대의원의 진혼무(鎭魂舞)를 시작으로, 꽃상여를 형상화한 흰색 천을 조합원들의 머리 위로 지나게 하며 열사의 넋을 위로했다.

임기환 민주노총 제주본부장

임기환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은 “열사가 동지들에게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열사의 염원은 자본의 편인 또 다른 보수정당으로의 정권교체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서 “불평등을 타파하고, 평등체제로의 대전환을 이뤄내며 근본적인 변혁으로 나아갈 때 열사의 염원인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임기환 본부장은 “지난 촛불항쟁에 대해 ‘죽 쒀서 개줬다’는 평가가 있다. 동지 여러분, 더 이상 죽 쑤지 말자”며 “제대로 된 밥, 노동자의 밥, 민중의 밥, 모두가 평등하게 나눠먹는 밥을 위해 윤석열 퇴진, 불평등체제 타파, 노동자가 주인되는 노동해방을 위해 단결하고 투쟁하자. 이것이 열사의 염원이다”라고 강조했다.

문도선 공공운수노조 제주지역본부장은 “우리는 서울에서 열린 민주노총 대표자 결의대회를 통해 윤석열정권 퇴진을 선언했다”며 “이제 120만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윤석열정권 퇴진을 위해 힘 있는 투쟁을 준비해야 한다”고 외쳤다.

이어 “혹자는 자본과 정권이 예측하는 범위 안에서 싸우면 그 싸움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예측을 벗어난 싸움을 해야한다”고 주장하며 “제주3‧10총파업 정신으로, 4‧3항쟁의 정신으로 윤석열정권 퇴진 투쟁전선을 제주에서부터 만들어가자”고 전했다.

연대사에서 김희정 제주통일청년회 회장은 “잔인한 5월을 견디는 여러분들께 깊은 격려와 위로, 응원을 보낸다. 동지의 죽음, 그에 대한 분노, 슬픔의 심정을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며 “얼마나 억울했으면 그런 모진 마음을 먹었는지 또한 감히 짐작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희정 회장은 “윤석열정권이 경거망동, 안하무인 날뛰는 것 모두 우리의 책임이다. 양회동 열사께서 그 책임을 먼저 지셨다”면서 “열사의 유언을 직시하고 열사의 뜻을 깊이 새겨 그 뒤를 굳건히 따르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이세연 건설노조 제주지부장

이세연 건설노조 제주지부장은 양회동 열사와의 생전 만남을 언급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세연 지부장은 “작년 겨울 강원건설지부와 가진 술자리에서 ‘이렇게 순한 사람이 사측을 만나 교섭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간부들이 ’마음은 착하지만 동지들을 위하는 마음은 누구한테도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답하더라”라며 “그토록 헌신적이었던 열사의 얼굴이 자꾸만 아른거려 하염없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세연 지부장은 “양회동 열사가 4월 한 달간 딱 1공수 뛰었다. 고작 29만원 벌었다더라”며 “열사는 자기 배는 굶겨가면서 오로지 동지들 벌이를 걱정하며 밤낮 가리지 않고 뛰어다닌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건설노조는 양회동 열사의 뜻을 받들어 제대로 싸워보겠다”며 “사측과 정권이 원하는 ‘정정당당’한 투쟁으로 맞서겠다. 이것이 자신들에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사측이 더 잘 알 것이다. 이제는 우리에게 물러날 곳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건설노조 제주지부는 민주노총 제주본부 건물과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 양회동 열사 분향소 2개소를 마련하여 노동자‧시민들의 조문을 받고 있다. 제주본부 분향소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청 앞 분향소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 마련된 양회동 열사 분향소
건설노조 조합원이 제주본부 분향소를 찾아 향을 피우고 있다.
양회동 열사의 넋을 위로하는 진혼무(鎭魂舞)가 진행되고 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 대표자들이 열사의 영정 앞에 묵념하고 있다.
문도선 공공운수노조 제주지역본부장
김희정 제주통일쳥년회장
(왼쪽부터) 김유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사무처장, 김근성 건설노조 제주지부 형틀분회장이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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