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의 삶을 만들어 나가는 노동은 늘 죽음을 마주하고 하고 있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은 기업의 이윤 창출을 위한 재료일 뿐이다.  그래서 죽지 않아도 될 노동자들이 사소한 안전장치가 없어 떨어져 죽고, 끼여 죽고, 부딪혀 죽는다. 이는 기업의 이윤 획득을 목적으로 한 명백히 의도된 살인이다.

민주노총과 생명 안전 후퇴 및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저지 공동행동이 함께 나선 윤석열 생명 안전 개악 저지를 위한 전국순회투쟁이 21일 마무리됐다. 순회투쟁에 함께한 박재영 민주노총 노안부장이 “죽지 않아도 될 노동자들이 사소한 안전장치가 없어 떨어져 죽고, 끼여 죽고, 부딪혀 죽는다. 이는 기업의 이윤 획득을 목적으로 한 명백히 의도된 살인이다”라며 보내온 글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민주노총, 생명안전행동 윤석열 생명안전 개악 저지를 위한 전국순회투쟁. 사진=백승호
민주노총, 생명안전행동 윤석열 생명안전 개악 저지를 위한 전국순회투쟁. 사진=백승호

오늘, 우리의 삶을 만들어 나가는 노동은 늘 죽음을 마주하고 하고 있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은 기업의 이윤 창출을 위한 재료일 뿐이다.  그래서 죽지 않아도 될 노동자들이 사소한 안전장치가 없어 떨어져 죽고, 끼여 죽고, 부딪혀 죽는다. 이는 기업의 이윤 획득을 목적으로 한 명백히 의도된 살인이다.

순회투쟁단이 찾아간 모든 곳은 참사의 현장이었다. 사람이 죽었지만 진상규명도 책임자 처벌도 없는 곳들이다. 동료 노동자들과 유족이 있는 힘을 다해 싸워야 가해자는 겨우 사과했다.  노동자는 죽지 않고 일할 권리가 있다는 상식은 매일 7~8명의 노동자가 죽어나가는 수십년째 변하지 않는 현실 앞에서 설 자리가 없어 보였다.

중대재해 근절과 생명안전 개악 저리를 위한 순회투쟁 3일차이자 마지막 날, 호우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울산은 밤새 비가 쏟아졌지만 다행히 아침이 되자 빗줄기는 잦아들었다. 투쟁단이 첫 번째 향한 곳은 울산근로복지공단 본사였다. 근로복지공단 건물 정면에는 “노동생애 행복을 지켜주는 버팀목”이라는 문구가 크게 붙어있다. 공단 스스로가 밝히고 있듯이 산재 노동자에게 산재 승인과 치유는 인생의 마지막 버팀목이 된다. 몸뚱이가 전 재산인 노동자가 일하다 다치거나 죽을 경우 이에 대한 신속한 처리는 하루 7~8명이 죽어나가는 참혹한 현실에서 마지막 동아줄이다.

민주노총, 생명안전행동 윤석열 생명안전 개악 저지를 위한 전국순회투쟁. 사진=백승호
민주노총, 생명안전행동 윤석열 생명안전 개악 저지를 위한 전국순회투쟁. 사진=백승호

그런데 다치고 죽은 것만으로도 억울하기 짝이 없는데 그 책임이 나에게 없다는 것을 노동자 스스로가 증명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산재 승인을 받기도 쉽지 않은데 시간마저 불필요하게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업무상 질병의 경우 공단의 처리 기간은 평균 172일이다. 그중 가장 많이 발행하는 근골격계짛롼의 경우 평균 121일 소요된다. 하지만 공단은 산재 신청 건수가 너무 처리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신청 건수가 많다면 처리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살피고 개선해 나가면 될 일이다. 지난 2021년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오랜 투쟁의 결과로 근골격계질환 산재처리와 관련 60일 이내에 처리하겠다는 공단의 약속을 받아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공단은 약속 이행을 위해 대책 마련을 하지 않고 이런 저런 핑계만 대고 있다. 산재처리 기간 단축을 위한 추정의 원칙도 적용 대상을 협소하게 판단해 제도의 취지를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있다. 당장 시행하기만 해도 되는 일을 공단 스스로가 뭉개고 앉아 있으면서 업무량 증가 타령이나 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노동자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의 배경에는 산배보험료를 납부하는 사업주를 공단의 물주로 생각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산재보험료를 사업주가 개인 돈으로 납부하는가? 실상 보험료를 납부하는 이들은 바로 노동자들이다. 노동자가 벌어준 돈을 사업주는 회사 이름으로 납부할 뿐이다.

공단은 사기업이 운영하는 보험회사가 아니다.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노동자의 업무상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여, 재해 노동자의 재활 및 사회 복귀를 촉직하고 노동자 보호에 이바지하기 위해 설립됐다. 공단에게 묻고 싶다. 어느 노동자의 절규처럼 살고 싶어 신청한 산재를 죽고 나서야 해결할 것인가?

민주노총, 생명안전행동 윤석열 생명안전 개악 저지를 위한 전국순회투쟁. 사진=백승호
민주노총, 생명안전행동 윤석열 생명안전 개악 저지를 위한 전국순회투쟁. 사진=백승호

노동부와 검찰이 살인자와 공범인데...

11개월 동안 한 공장에서 3명이 죽었다. 앞서 일어난 사망사고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또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이쯤되면 경영책임자를 즉각 구속 수사해도 모자랄 판이지만 검찰은 기소하지 않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비앤지스틸 이야기다. 노조는 지난 사고에 대한 조사 기록과 전 공정에 대한 즉각적인 정밀안전진단 실시를 요구했지만, 고용노동부는 사고가 발생해 안타깝다는 입에 발린 말만 되뇌일 뿐이다. 왜 우리를 찾아와 괴롭히냐는 어느 산재예방과장의 적반하장보다는 낫다고 위로해야 할까.

2022년 5월 19일 울산 에스오일공장에서 부탄가스가 누출되어 엄청난 폭발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1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인화성가스 공정밸브를 점검하면서도 가스 차단조치를 하지 않았고 관련 안전조치들도 준수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였다. 하지만 검찰은 15개월이나 지난 후 대표이사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최고 안전책임자는 안전 절차를 마련하였지만 현장에서 지키지 않았다라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법집행 원칙인 속지주의를 무시하고 서류만 갖추면 중대재해가 발생해도 처벌받지 않는 방법을 기업에게 알려주는 범법행위를 자행했다.

민주노총, 생명안전행동 윤석열 생명안전 개악 저지를 위한 전국순회투쟁. 사진=백승호
민주노총, 생명안전행동 윤석열 생명안전 개악 저지를 위한 전국순회투쟁. 사진=백승호

“내 아들 살려내라”는 오열 앞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오늘, 우리의 삶을 만들어 나가는 노동은 늘 죽음을 마주하고 하고 있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은 기업의 이윤 창출을 위한 재료일 뿐이다. 그래서 죽지 않아도 될 노동자들이 사소한 안전장치가 없어 떨어져 죽고, 끼여 죽고, 부딪혀 죽는다. 이는 기업의 이윤 획득을 목적으로 한 명백히 의도된 살인이다.

자본의 살인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로 우리는 지난한 투쟁을 통해 중대재해처벌법을 만들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자본의 더 많은 이윤 보장을 위해 중처법 개악을 시도하고 있다. 이미 노동자의 죽음으로 전국이 참사의 현장으로 변해가고 있음에도 윤석열 정권은 노동자의 죽음을 가속화하고 있다. 상황이 엄중하다. 순회투쟁 첫날 첫 기자회견에서 DL이앤씨가 죽인 故강00 노동자의 어머니의 “내 아들 살려내라”라는 오열이 내일 우리 어머니의 오열이 될 수도 있다. 윤석열 정권의 생명안전 후퇴 개악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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