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매출 6조 올린 한국 코스트코, 노동자에겐 생수 한 병도 제공 안 해
‘코스트코를 바꾸자’는 노조 제안 모두 거절, 끝내 산재사망 발생
마트노조, ‘조민수 사장 사과, 단체협약 체결 촉구’ 파업대회 개최

 

“2월 4일 코스트코를 멈추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소속 마트산업노조 코스트코지회가 4일 오전 11시 코스트코 광명점 앞에서 파업대회를 개최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코스트코 사측에게 단체협약 체결, 작년 6월 코스트코 하남점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에 대한 조민수 코스트코 사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마트산업노조 코스트코지회 파업대회에 참가한 조합원과 연대자들이 조민수 코스트코 사장의 사과를 촉구하는 대형 현수막을 만들어 결의를 다지고 있다. (4일 오전 11시 코스트코 광명점 앞)
마트산업노조 코스트코지회 파업대회에 참가한 조합원과 연대자들이 조민수 코스트코 사장의 사과를 촉구하는 대형 현수막을 만들어 결의를 다지고 있다. (4일 오전 11시 코스트코 광명점 앞)

노조에 따르면 코스트코지회는 설립 후 지난 2020년 8월부터 사측에게 교섭을 요구해 반년 가량 교섭을 이어갔다. 11건의 실무교섭, 12건의 본 교섭을 진행하며 근로 조건 개선, 노동조합 활동 보장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노조가 제시한 제안을 단 하나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21년 10월부터 쟁의권을 확보해 2년 넘게 싸우고 있다.

마트산업노조 코스트코지회 파업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의 연대사를 듣고 있다.
마트산업노조 코스트코지회 파업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의 연대사를 듣고 있다.

이 기간동안 코스트코의 열악한 근로 환경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결국 23년 6월 폭염 속, 코스트코 하남점 주차장에서 카트 이동 업무를 담당했던 故 김동호 노동자가 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 이 사건이 국내 최초 온열질환으로 인한 산재사망으로 인정됐음에도 조민수 코스트코 사장과 사측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노조는 사측이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않고 노동환경 개선을 차일피일 미뤄온 것이 하남점 카트노동자 사망의 원인이라고 비판하며 단체협약 체결을 촉구하고 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이 노동조합의 제안을 수용 거부하고 있는 코스트코 사측을 규탄하고 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이 노동조합의 제안을 수용 거부하고 있는 코스트코 사측을 규탄하고 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코스트코지회 설립 4년 동안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않는 조민수 사장을 강력히 비판했다. “매해 높은 수익을 내면서도 노동자들에게 등받이 있는 의자도 제공하지 않는 코스트코, 연차 병가도 마음대로 쓰지 못하게 하는 코스트코를 바꾸기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어 싸워왔다.”라며 코스트코지회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는 사측을 규탄했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은이 노동조합 단결을 촉구하고 있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은이 노동조합 단결을 촉구하고 있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은 “전년도 매출 6조원을 돌파하고 미국 본사 순이익보다 더 많은 이익 배당을 한 한국 코스트코가 (그 매출을 올린 노동자는) 존중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코스트코가 ‘악덕 기업 종합 세트장’이 돼 노동자를 존중하지 않은 끝에 젊디 젊은 노동자가 죽음으로 내몰렸다”며 존중받는 노동자가 되기 위해 노동조합으로 단결하자고 외쳤다.

강우철 마트산업노조 위원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강우철 위원장은 노조가 단체협약 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3월 중 2차 파업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강우철 마트산업노조 위원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강우철 위원장은 노조가 단체협약 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3월 중 2차 파업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강우철 마트산업노조 위원장은 코스트코 전국 18개 점포를 3회 순회하면서 조합원들의 결의가 단단히 굳어졌다고 전했다. “처음 만날 땐 많이 억눌려 있던 조합원들이 자기 자리에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사측은 시간을 끌면 노조가 주저앉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우리는 지금 이 자리에 모였다”며 코스트코지회의 단합을 강조했다.

이렇게 조합원들이 단합하게 된 것은 다름아닌 코스트코의 열악한 노동 환경이라며 코스트코 공세점에 설치된 직원용 샤워장을 예로 들었다. “남자 샤워장, 여자 샤워장 하나씩 둘을 나란히 붙여 놓았는데 너무 비좁아 안에서 옷을 벗을 수조차 없다, (이용하고 싶으면) 밖에서 옷 벗고 들어와라, 어디 할 테면 해보라고 회사가 우리를 조롱하는 것”이라며 코스트코의 노동자 기만이 멈추지 않으면 더 큰 파업에 직면하게 될 거라고 경고했다.

이미현 마트산업노조 코스트코지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코스트코 노동자 처우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이미현 마트산업노조 코스트코지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코스트코 노동자 처우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이미현 마트산업노조 코스트코지회 비상대책위원장은 “故김동호 님 산재사망 200일이 넘도록 여전히 코스트코 직원들은 제대로 된 휴게 공간 없이 기계부품처럼 일하다 골병들어가고 있다”며 단체협약 체결로 살인적인 노동 환경을 개선하자고 결의했다.

권도연 마트산업노조 코스트코지회 일산분회장이 단체교섭에 무성의하게 임한 코스트코를 규탄하고 있다.
권도연 마트산업노조 코스트코지회 일산분회장이 단체교섭에 무성의하게 임한 코스트코를 규탄하고 있다.

권도연 마트산업노조 코스트코지회 일산분회장은 “조민수 사장은 단체교섭에 한 번 얼굴도 안 내밀어 놓고 국정감사에 나가서는 성실하게 교섭에 임한다고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한다”고 규탄했다. 또 고강도 노동 때문에 코스트코 양재점의 장기 근속 노동자들 손가락이 하나같이 굽어 있는 상황을 전하며 당장 환경개선이 시급한데도 사측은 노조 탄압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동수 마트산업노조 코스트코지회 송도분회장이 노동조합으로 더 크게 단결하자고 조합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한동수 마트산업노조 코스트코지회 송도분회장이 노동조합으로 더 크게 단결하자고 조합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한동수 마트산업노조 코스트코지회 송도분회장은 “조민수 대표가 있는 코스트코는 우리의 울타리가 돼주지 않는다, 우리의 울타리는 우리 동료와 노조뿐”이라며 코스트코 근무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우리가 나서서 행동하지 않으면 절대 변화는 없다. 이어지는 두 번째 파업에 더 많은 인원이 단결해 행복한 직장생활을 쟁취하자”고 결의했다.

김미향 마트산업노조 코스트코지회 공세점 조합원이 열악한 노동자 처우를 꼬집으며 조민수 사장을 성토하고 있다.
김미향 마트산업노조 코스트코지회 공세점 조합원이 열악한 노동자 처우를 꼬집으며 조민수 사장을 성토하고 있다.

김미향 마트산업노조 코스트코지회 공세점 조합원은 노동자 산재사망에 대한 막말, 노동자 10여 명 고소 등을 자행하고 사과조차 하지 않는 조민수 사장을 비판했다. 또 “미국 본사에는 매해 2천억씩 보내면서 직원에게는 무더위에 500원짜리 생수 한 병 지급하지 않고, 추운 겨울에는 작년 재고 핫팩만 지급하는 등” 코스트코의 노동자 처우를 상세히 지적하며 조민수 사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박상순 국회의원 후보(진보당, 중구 성동을)이 마트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박상순 국회의원 후보(진보당, 중구 성동을)은 마트산업노조 이마트지부 수석부위원장이기도 하다. 박 후보는 마트노동자의 쟁의를 다룬 웹툰 드라마 ‘송곳’을 인용해 코스트코 상황에 비유했다. 드라마 속 프랑스계 회사의 한국 노동자 탄압이 미국 기업인 코스트코와 똑같다는 것이다. “(드라마에서) 프랑스에서는 근로자를 위해 애쓰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는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하냐고 따지니 사장이 ‘여기선 그래도 되니까’라고 대답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왜 그래도 되는지 모르겠다”며 따졌다. 또 이런 기업에 맞서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파업대회에 참가한 조합원이 단체협약 체결, 조민수 사장 사과 요구안을 담은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대회 후반 조합원들은 미리 준비한 거대 현수막에 조민수 사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스티커를 붙이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파업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조민수 사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거대현수막에 피켓을 붙이고 있다.

마트산업노조는 2월에도 사측이 단체협약 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3월 23일 역시 코스트코 광명점 앞에서 더 큰 파업대회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또 조직 확대, 코스트코 회원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선전 활동 등을 병행해 사측의 변화를 이끌어갈 예정이다.

파업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조민수 사장 사과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파업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파업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파업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조민수 사장 사과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파업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조민수 사장 사과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파업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조민수 사장 사과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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