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유가족 동조단식에 돌입한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 단식 4일차. ⓒ 변백선 기자
세월호 유가족들이 416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이 7월 18일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과 함께 동조단식에 돌입했다. 민주노총은 7월 22일 동맹파업을 성사시키고, 세월호 참사 100일이 되는 7월 24일 서울광장에 집결해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을 위해 최소한의 조치인 특별법 제정을 외친다. 다음은 민주노총 조합원과 국민을 향한 신승철 위원장의 호소다. 

박근혜 정부는 몰락하고 있습니다.

무능과 무책임은 바닥을 드러냈고, 근거 없이 오만하던 지지율도 곤두박질쳤습니다. 숙명적 결과입니다.

국가기관 대선부정으로 대통령 자리를 꿰차고도 모자라, 진실을 은폐하려던 박근혜 정권입니다. 경제민주화와 정리해고 요건강화 등 지켜야 할 공약들은 팽개치고, 철도-의료민영화 등 하지 말아야 할 정책은 강행하는 정권이, 바로 박근혜 정권입니다.

반성 없는 정권에겐 변화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간첩조작이 들통 났지만 사죄는 고사하고 더 큰 내란음모 조작으로 덮으려는 박근혜 정권입니다. 철도파업을 민주노총 침탈로 앙갚음하는 자들이 박근혜 정권입니다.

최소한의 공정성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노동자들에게만 법과 원칙을 강요하며 냉혹한 칼날을 들이댑니다.

반면, 자본을 위해선 규제완화와 민영화 등 탐욕의 자유를 허락하고 지원해왔습니다. 그리고 기어이 배 한 가득 탐욕을 실고 운행하던 세월호가 침몰했습니다.

특별법 제정을 호소하며 세월호 유가족들이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보수언론은 국회를 싸잡아 비난하며 책임소재를 흐리지만, 명확히 새누리당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전례가 없으며, 사법체계를 흔든다”는 이유로 유가족들의 특별법을 거부합니다.

그렇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전례가 없는 비극입니다.
때문에 기존 방식으로는 결코 진실을 규명할 수 없는 사건입니다.
당연히 전례 없는 특별법을 만들어야합니다.

정부여당은 유병언 한 사람을 잡겠다고 군대도 동원하고 전 국민 반상회까지 열었습니다. 그런데 왜 특별법만은 전례가 없다며 안 된다는 것입니까.

국회는 한사코 싫다는 돈과 특혜를 내밀었습니다. 이건 모욕입니다.
알아서 할 테니 또 다시 ‘가만히 있으라’ 합니다. 은폐입니다.

우리는 생명과 진실을 말하고자 하는데, 정부여당은 권력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저들은 아이들을 구하고 진실을 밝히는 문제가 아니라, 권력을 지키는 문제로 생각합니다. 침몰보고를 받았던 청와대가 그랬고, 진상규명 특별법을 거부하는 새누리당이 그러합니다. 이건 탐욕입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대한민국에는 제대로 된 국가가 없었습니다.
“이제 희생자와 피해 가족들의 국가는 국민이다”라고 말합니다.
권력자들의 국가는 아이들을 몰살시켰지만, 국민은 진실의 침몰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국민 여러분, 유가족들의 간절한 호출에 응답해주십시오.
국민 여러분, 침몰할 위기에 처한 진실을 구조해주십시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모든 진실 또한 국민의 힘으로 규명돼야 합니다. 놓치지 말아야 할 골든타임,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특별법 제정이 시급합니다.

이제 삶의 방식은 달라져야 합니다.

돈 벌이를 위한 골든타임은 있어도 생명과 진실을 위한 골든타임이 없는 이 나라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입니다. 기업하기 좋은 이 나라에선 한 해 2,400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하고, 민주노조를 인정해달라며 죽어간 노동열사가 끊이지 않습니다.

돈보다 생명이 우선인 사회, 모든 생명의 존엄을 위한 투쟁은 무엇보다 정치의 문제입니다. 이윤이 우선이라는 선전은 가장 탐욕스런 정치입니다. 정치투쟁을 외면하는 목소리는 가만있으라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임․단협 투쟁만으론 보수정치를 이길 수 없습니다. 정치적이지 말라는 것은 정치를 독점하려는 자들의 기만적 선동입니다. 강력한 정치투쟁만이 노란리본의 약속을 매듭지을 것입니다.

생명존중과 평등을 위한 동맹파업에 함께해 주십시오.

민주노총은 22일 동맹파업에 나섭니다. 강력한 결속과 정치투쟁만이 노동자의 권리와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한국사회가 추구해야 할 집단적 가치가 무엇인지 외칠 때입니다. 1%가 만들어 낸 물욕의 가치에서 탈출해, 생명존중과 평등 99% 민중을 위한 집단적 가치를 위해 행동합시다.

저들이 우리를 개조하도록 내버려두지 맙시다. 국민의 손으로 노동자의 힘으로 국가를 개조합시다. 4월 16일 이후 대한민국은 달라져야 합니다. 누구도 반대할 수 없으며, 우리가 앞선다면 변화는 현실이 될 것입니다.

※ 신승철 위원장 호소는 팟캐스트로도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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