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지도위원 희망뚜벅이 33일차 도보행진이 끝났다. 이제 그의 동지가 있는 청와대까지 단 하루의 시간만이 남았다.
국가폭력으로 인한 해고 35년, 복직을 염원하는 단식이 47일 동안 이어질 때 옛 동지인 대통령은 어디에 있었는지, 그 물음을 던지고자 노동자·시민 400여 명이 6일 오전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 앞에 모여들었다. 역 근처 공원에서 발열체크와 손소독을 마친 이들은 오전 11시,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49명씩 무리지어 서울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었다.
지난해 30일 부산 호포역을 출발한 김진숙 지도위원은 이날 처음 서울에 도착했다.
한진중공업 작업복을 입고 털모자를 쓴 김진숙 지도위원은 이날도 흰 부채를 들고 성큼성큼 발을 내딛었다. 그가 내딛는 길엔 ‘비정규직 철폐’, ‘동일노동 동일임금’, ‘공무직제 법제화 쟁취’ 등의 구호를 내건 현수막이 펄럭였다. 민주노총 경기도본부는 각 단위사업장과 연대해 김진숙 지도위원을 응원하는 문구로 그의 서울길을 배웅했다. “청와대로 걷기 시작하고 동지들이 함께하니 그제야 그들의 투쟁이 조명되기 시작했다”던 김진숙 지도위원의 행진에 여전히 그 노동자들이 함께하고 있었다.
‘50인 이하 집합금지’가 내려진 경기도권에선 49명씩 무지리어 청와대를 향했다. 경찰은 희망뚜벅이 사이 곳곳에 서서 무리를 감시했다. 뚜벅이 선두가 조금만 앞서나갔다 싶으면, 후미 뚜벅이들을 불러세웠다. ‘간격을 띄워야 한다’는 논리였으나, 되려 경찰로 인해 희망뚜벅이들은 49명 인원제한을 지키기 쉽지 않았다. 잦은 훼방에 오히려 사람들이 더 밀착됐다.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인 남태령 고개를 지나면서 서울시 방역지침에 따라 9명씩 무리를 지었다. 그러나 경찰의 훼방은 더 심해졌다. 희망뚜벅이 발걸음이 자주 끊긴 것은 물론, 지나가던 시민들의 행렬도 꼬이고야 말았다.
이날 행진은 지하철 9호선 흑석역에서 끝났다. 서울권 진보정당과 노동·시민사회단체, 뜻있는 일반시민들이 나와 희망뚜벅이 도보행진단을 반겼다. 단 하루 남았다. 옛 동지를 찾아 “나의 해고는 여전히 부당한가” 물으려는 발걸음은 이제 곧 청와대를 향한다.
김진숙 지도위원의 희망뚜벅이는 7일 오전 11시 흑석역을 출발해 한진중공업 본사가 자리한 남영역을 거쳐 오후 3시경 청와대에 도착할 예정이다. 오후 4시부터는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문화제가 준비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