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롯데마트 배송기사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
개인사업자라는 이유로 마트, 운송사, 정부 아무도 책임안져
정부의 필수노동자 대책, 아직까지 부서조차 명확하지 않아

“아버지가 롯데마트의 일을 하던 중에 돌아가셨지만 관계자들은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기 바빴습니다.” 지난 11월, 롯데마트 배송기사 일을 하다 사망한 오종석 배송기사의 죽음에 롯데마트도, 운송사도 아무 책임을 지고 있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대형마트 배송기사는 회사에 소속된 노동자가 아니라 개인사업자라는 것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은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노동자에게도 산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마트산업노동조합 온라인배송지회가 온라인배송기사 산재보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온라인배송지회가 온라인배송기사 산재보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서비스연맹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온라인배송지회(이하 온라인배송지회)는 3월 22일, 오전 11시 30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노동자에게 산재보험 적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에는 작년 11월 15일, 사망한 오종석 배송기사의 가족이 함께했다.

유가족은 “롯데는 롯데그룹 사원이 죽어도 100만원이라는 엑셀사진을 보여주고, JD(운송사)사장은 왜 우리가 사과를 해야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이 끝이었다”며 사측의 행태를 폭로하며 “지금 마트들은 총알 배송 전쟁을 하고 있는데 전쟁은 마트가 하고 배송은 개인사업자가 하는 것이냐”며 “롯데마트의 규율과 규칙을 지키며 일한 아버지가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보호 받을 수 없고, 산재를 신청할 수 없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했다.

마트산업노동조합 온라인배송지회가 온라인배송기사 산재보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온라인배송지회가 온라인배송기사 산재보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서비스연맹

이수암 온라인배송지회장은 마트 온라인 배송기사들이 아파도, 다쳐도 ‘용차비’ 때문에 쉴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고가 나면 대형마트와 운송사는 나몰라라 한다. 대형마트를 위해 일하다 다쳤는데 병원비에다가 그보다 더 비싼 용차비를 배송기사가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이 말이 됩니까”라고 했다.

■사례1

배송기사 12명이 일하는 점포에 12명 모두 근골격계 질환을 겪고 있으며 장기요양 치료를 해야 하는 사람이 2명이고, 최근에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이 4명이다. 이들의 용차비는 450만원(30일), 377만원(29일), 120만원(8일), 90만원(6일), 60만원(4일)이다.

■사례2

배송기사 A씨는 5층까지 등에 물건을 지고 올라가 바구니를 벽에 대고 내려놓으려다 등뼈 골절로 약 3개월의 치료와 2개월의 요양 진단이 나왔는데 1달간 치료를 받고 나니 용차비와 병원비가 1천만원 정도 나왔다. 기사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차량을 처분했다.

■사례3

배송기사 B씨는 돌리(운반도구)에 발가락이 찍혀 엄지발가락 골절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는데 병원비가 150만원, 일을 나가지 못했던 14일 동안 용차비가 187만원이상 부담되었다. 용차비가 부담되어 치료를 끝내지 못하고 다시 근무를 하였으나, 재수술을 받게 되어 80만원의 치료비와 11일 동안 용차비 150만원이 발생하였다. 지금도 발에 깁스를 한 채로 일을 하고 있다.

김광창 서비스연맹 사무처장은 “작년 10월 8일,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에서 대면 방식으로 공동체를 위한 필수업무를 하는 노동자들에 대해 국가의 특별한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고, 작년 12월 14일, 노동부 주관 관계부처 합동으로 필수노동자 보호, 지원 대책에서 온라인 배송기사에 대해 실태조사를 한다고 했다”며 “하지만, 지난주 민주노총이 노동부를 항의방문 했을 때 필수노동자 담당 업무 부서조차 없었다”며 정부의 허울뿐인 필수노동자 보호정책을 비판했다.

마트산업노동조합 온라인배송지회가 온라인배송기사 산재보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온라인배송지회가 온라인배송기사 산재보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서비스연맹

온라인배송지회는 기자회견문에서 “배송업무전반에 대해 대형마트의 지휘감독을 받는 노동자임이 분명하지만 개인사업자라는 이유로 대형마트와 운송사는 처우개선에는 전혀 개선이 없다”면서 “주문이 늘어나면 일방적으로 배송건수를 늘려 노동강도를 심화시키고 주문이 줄어든다싶으면 강제로 무급휴일을 주거나 차량을 줄이는 등 갑질을 일삼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시대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하는 노동자들”이라면서 정부는 즉시 산재보험을 적용하여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마트산업노동조합 온라인배송지회가 온라인배송기사 산재보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온라인배송지회가 온라인배송기사 산재보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서비스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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