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일했던 故최은호 노동자(48세) 출근중 쓰러져 운명
- 최근 휴무제와 배송권역이 변경되고 난 후 힘들다는 말 잦아져
- 홈플러스 정책에 따라 변경된 근무제와 배송권역 변경
- 진짜 사장 홈플러스, 책임있는 자세로 나서야

“얼마나 더 죽어가야 하나!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현실이 분노스럽다. 홈플러스는 책임지고 사과하고 보상하라!”

마트산업노조 온라인배송지회는 故최은호 배송노동자의 과로사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홈플러스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마트산업노동조합 제공
마트산업노조 온라인배송지회는 故최은호 배송노동자의 과로사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홈플러스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마트산업노동조합 제공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온라인배송지회(이하 노동조합)는 6월 1일 오전 9시 30분,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과로로 쓰러져 운명하신 故최은호 배송노동자에 대해 홈플러스는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故최은호씨는 홈플러스 정책에 따라 근무제와 배송권역이 변경되어 일하면서 최근 부쩍 힘듦을 호소했다고 한다. 그는 뇌사 판정을 받고 2주간 투병하다 장기기증 후 운명하였다.

정민정 마트노조 위원장은 "얼마나 더 죽어가야 하나.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현실이 분노스럽다. 홈플러스는 책임지고 사과하고 보상해야 한다. 지금 당장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소리쳤다.

마트산업노조 온라인배송지회는 故최은호 배송노동자의 과로사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홈플러스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마트산업노동조합 제공
마트산업노조 온라인배송지회는 故최은호 배송노동자의 과로사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홈플러스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마트산업노동조합 제공

이수암 온라인배송지회 지회장은 “마트들은 온라인부문을 강화한며 배송차량을 늘린다고 하지만 그 속에 우리 배송노동자는 없다”며 “고인은 홈플러스의 노동자이기 때문에 홈플러스가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마트산업노조 온라인배송지회는 故최은호 배송노동자의 과로사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홈플러스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마트산업노동조합 제공
마트산업노조 온라인배송지회는 故최은호 배송노동자의 과로사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홈플러스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마트산업노동조합 제공

기자회견에는 故최은호씨의 배우자 이미숙님도 함께했다. “5월 11일로 시간이 멈춘것같다. 너무도 건강하던 사람이었기에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몰랐다. 이편한물류는 계속 기다리라고만 한다. 언제까지 회의만 할꺼냐”며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박석운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 공동대표는 “진짜 사장은 홈플러스이고, 과로사임이 분명하다. 일하다 돌아가셨는데 산재보험도 적용되지 않고 있다. 대형마트의 노동자들이 더욱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갖고 챙겨야한다”고 밝혔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이제는 마트배송노동자들의 문제에 대해 문제제기도 하고 개선을 촉구해야 한다.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은 구조는 없어져야 한다. 마트노동자들이 처우개선을 통해 과로사가 근절되는 그 날까지, 대형마트가 책임을 다하는 그 날까지 함께 투쟁하겠다”고 전했다.

故최은호 배송노동자는 지난 5월 11일, 출근을 준비하던 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뇌출혈이 뇌출혈이 이미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어 뇌사 판정을 받고 2주간 투병하다 장기기증 후 운명하였다. 고인은 48세의 젊은 나이로 작년 건강검진에서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병원도 거의 가지 않을 정도로 건강했다. 평소에 힘들다는 말을 전혀 하지 않았던 고인은 최근 휴무제와 배송권역이 변경되고 난 후 힘들다는 말을 가족과 동료들에게 자주 했다고 한다.

홈플러스 정책따라 변경되는 근무제와 배송권역

홈플러스 강서점에서는 3월부터 배송노동자들의 의견수렴없이 휴무제가 일방적으로 변경되었고 4월부터는 배송권역도 변경었다. 평일 20대로 운영하던 배송업무를 16대로 운영하면서 노동강도가 증가되고 배송권역이 넓어져 노동시간이 늘어났다. 고인은 일방적으로 힘든지역으로 변경되어 노동강도 증가 정도가 더 심해졌다.

故최은호씨 근무제 변경 후 9일 연달아 근무

홈플러스의 배송노동자들은 10시부터 배송을 시작하기 위해 최소 30분 일찍 출근을 해야 한다. 고인은 부반장 역할도 맡고 있었기에 더 일찍 9시 전에는 출근을 했다. 9시에 시작된 일은 20시가 넘어야 끝났다. 이전에는 1주일에 최소 한 번이라도 쉬었지만 3월 휴무제가 변경된 후 4월 15일~23일까지 휴일없이 9일을 연달아 일하기도 하는 등 휴일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다.

대형마트의 지휘·감독을 받는 ‘개인사업자’로 불합리한 고용구조와 불공정한 계약에 시달려

온라인배송노동자들은 실질적으로 대형마트의 지휘·감독을 받는 노동자이지만 ‘개인사업자’로 분류된다. 온라인배송노동자들은 대형마트가 화물운송 계역을 맺은 운송사와 계약을 맺고 있다. ‘개인사업자’라고 하지만 불합리한 고용구조와 불공정한 계약 때문에 늘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으며 대형마트에서 시키면 시키는대로 할 수 밖에 없는 처지이다. 휴식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해 배송이 바쁘면 쉬지도 못하고 밥도 먹지 못한다.

고인은 홈플러스 배송업무만을 한 노동자이며 과로의 원인이 된 근무제와 배송권역 변경은 홈플러스의 정책에 따라 시행되었습니다

노동조합은 내일(3일)부터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유족과 함께 집회를 시작하고 전국의 조합원들과 함께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산재적용 투쟁을 확대하여 온라인배송노동자의 처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투쟁에 돌입할 것을 밝혔다.

마트산업노조 온라인배송지회는 故최은호 배송노동자의 과로사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홈플러스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마트산업노동조합 제공
마트산업노조 온라인배송지회는 故최은호 배송노동자의 과로사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홈플러스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마트산업노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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