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구조조정이 아닌 노동자 참여의 정의로운 전환 요구

민주노총이 8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기자본과 외투기업 규제, 기업특혜 중단 등 2021년 하반기 구조조정 현안투쟁과 관련된 법제도 개선을 위한 입법요구안을 발표했다. 아울러 해당 사업장과 함께 입법 요구 실현을 위해 공동대응할 것을 선언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8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기자본과 외투기업 규제, 기업특혜 중단 등 2021년 하반기 구조조정 현안투쟁과 관련된 법제도 개선을 위한 입법요구안을 발표했다. 아울러 해당 사업장과 함께 입법 요구 실현을 위해 공동대응할 것을 선언했다. ⓒ 송승현 기자

코로나19 사태,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 등 주요 산업 전반에서 기업 인수합병이나 구조조정이 상시화되는 가운데, 노동자 생존권과 고용안정을 위한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노총(위원장 양경수)은 8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기자본과 외투기업 규제, 기업특혜 중단 등 2021년 하반기 구조조정 현안투쟁과 관련된 법제도 개선을 위한 입법요구안을 발표했다. 아울러 해당 사업장과 함께 입법 요구 실현을 위해 공동대응할 것을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구조조정 사업장 및 가맹조직 대표자들이 참석해 현실 고발을 법제도 개선 필요성을 주장했다.

정민정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정민정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정민정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위원장은 “재벌기업이 아닌 홈플러스가 대형마트 매출 2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그곳에서 십수 년간 열심히 일했던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사모펀드 투기자본인 MBK의 피해자이자 투기자본이 어떻게 기업을 약탈하는지 보여주는 산증인”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형마트 시장은 신세계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소위 ‘빅3’라 불리는 마트 3사가 80% 이상 점유하고 있다. 1999년 삼성테스코로 시작한 홈플러스는 현재 롯데마트를 제치고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정민정 위원장은 “그런 홈플러스를 투기자본 MBK가 산산조각 내려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MBK가 2015년 사상 최대의 차익매수방식으로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홈플러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지속해서 감소했다. 그것도 모자라 MBK는 매출 상위권 알짜매장을 매각하며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라며 “이는 홈플러스 회사의 발전을 저해할뿐더러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마저 내팽개친 반노동 행위”라고 분명히 말했다.

최근 폐점한 홈플러스 안산점과 가야점은 직영 직원을 포함해 협력업체 직원까지 각 800여 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MDM플러스라는 부동산 개발업체에 팔린 홈플러스 가야점은 고층아파트로 바뀔 위기에 처했다.

정민정 위원장은 “이런 방식의 대형마트 폐점매각은 대량 실직사태와 지역경제 타격을 부를뿐더러 마트를 이용하던 지역주민에게도 큰 불편을 초래한다”라며 “노동자 손으로 키운 회사가 부동산 투기꾼인 사모펀드 투기자본에 의해 공중분해 되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 우리 일자리를 지키고 투기자본에 희생되는 노동자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투기자본 규제법이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그 옆에 한국산연지회 조합원이 앉아있다. ⓒ 송승현 기자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그 옆에 한국산연지회 조합원이 앉아있다. ⓒ 송승현 기자

대표적인 외투자본 먹튀로 25년째 투쟁 중인 한국산연지회 조합원들도 이날 기자회견에 자리했다. 한국산연은 일본 산켄전기의 한국 자회사다. 산켄전기는 1973년 경남 마산자유무역지역에 입주한 이후 47년간 한국정부로부터 각종 세금 혜택과 낮은 임대료 등 특혜를 받았다.

문제는 경영악화를 이유로 노동자와 상의 없이 폐업을 결정했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산연지회 노동자들은 사측이 처음 한국철수를 결정했던 1996년부터 2021년까지 25년간 투쟁으로 맞서고 있다.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회사가 어려워서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권 부위원장은 “한국산연은 삼성과 LG에서 생산하는 모니터 백라이트를 만드는 회사다. 잘나갈 때는 일하는 노동자만 700명이 넘었다. 회사가 한국철수를 결정하는 건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를 포기하라는 뜻이다. 노동자 스스로 임금을 낮춰서라도 회사가 철수하지 말아 달라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권 부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산업대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이는 곧 노동자들의 이동이 불가피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문제는 노동자와 단 한 마디 논의도 없이 진행된다는 점”이라며 “금속노조는 노동의 참여가 보장된 정의로운 산업전환을 위해 정부와 국회에 정의로운 산업전환을 위한 공동결정법 제정을 요구한다”라며 “잔인한 세상을 누가 정의로운 세상으로 바꾸는지 봐달라”라고 말했다.

김광창 서비스연맹 사무처장이 발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김광창 서비스연맹 사무처장이 발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김광창 서비스연맹 사무처장 또한 “코로나19 촉발로 기술변화에 따른 산업전환과 구조조정이 급격히 확대되지만, 노동자가 개입할 장치와 방도는 없다. 노동자 없는 기술변화가 유통산업, 가전통신산업 곳곳에서 벌어져도 노동자에게 기술변화는 임금삭감과 고용불안을 만드는 또 다른 이름의 불평등 요소일 뿐”이라며 “정부 정책도 산업변화에 대해 기업에 대한 지원만 있고 노동자 고용에 대한 정책은 찾아볼 수 없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김 사무처장은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구성과 목적 그 어디에도 노동자와 노동은 없다. 지금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정부여당이 이제는 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라며 “노동자에게 투기자본은 자본주의가 만든 괴물일 뿐이다. 괴물을 막을 법제도 장치가 없어 많은 노동자가 죽어 나간다. 서비스연맹을 포함한 민주노총은 투기자본을 길들일 법을 만들기 위한 투쟁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021 구조조정 현안투쟁 관련 법제도 개선 요구(안)’을 제시했다. 2021년 하반기에 시급하게 사회적 의제화가 필요한 부분을 위주로 정리한 요구안은 ▲사모펀드 규제 ▲국민연금의 수탁자 책임 강화 ▲이사의 신인의무 확대 ▲외국인투자제도 개정 ▲정리해고 제한 ▲구조조정 자체에 대한 교섭력 확보 ▲기업 변동 과정에서 노동자의 정보접근권 및 의견제시권 강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송승현 기자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당면한 구조조정이 자본의 일반적인 의지대로 자행되는 것을 규제할 구체적인 법안은 쟁점화할 것”이라며 “국회의원과 협의하는 것은 물론 토론을 거쳐 법안으로 상환하고 입법투쟁에 나설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오는 11일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1인시위 및 유튜브 라이브를 이용한 ‘구조조정 저지! 투기자본 분쇄! 정의로운 산업전환!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연다. 이어 30일 ‘산업은행 관리체제 사업장 현장증언대회 기획토론회’, 10월 1일 ‘중대형 상용차 산업 위기 진단과 산업정책 대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 같은 달 5일 ‘기업 인수합병과 구조조정 시 산업정의와 노동자 권리보호 법제도 개선방안 모색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양동규 부위원장은 “이후 국회의원 면담을 추진하는 등 10~11월 입법개정안이 관철될 수 있도록 힘차게 투쟁할 것”이라며 “정부를 대상으로 산업은행, 기재부 등과의 노정협의를 요구하는 등의 투쟁도 만들어가겠다”라고 이날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 송승현 기자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 송승현 기자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 송승현 기자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 송승현 기자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 송승현 기자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8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기자본과 외투기업 규제, 기업특혜 중단 등 2021년 하반기 구조조정 현안투쟁과 관련된 법제도 개선을 위한 입법요구안을 발표했다. 아울러 해당 사업장과 함께 입법 요구 실현을 위해 공동대응할 것을 선언했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8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기자본과 외투기업 규제, 기업특혜 중단 등 2021년 하반기 구조조정 현안투쟁과 관련된 법제도 개선을 위한 입법요구안을 발표했다. 아울러 해당 사업장과 함께 입법 요구 실현을 위해 공동대응할 것을 선언했다. ⓒ 송승현 기자
정민정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위원장. ⓒ 송승현 기자
정민정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위원장. ⓒ 송승현 기자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 ⓒ 송승현 기자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 ⓒ 송승현 기자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 ⓒ 송승현 기자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 ⓒ 송승현 기자
기자회견에 함께한 한국산연지회 조합원들. ⓒ 송승현 기자
기자회견에 함께한 한국산연지회 조합원들. ⓒ 송승현 기자
민주노총이 8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기자본과 외투기업 규제, 기업특혜 중단 등 2021년 하반기 구조조정 현안투쟁과 관련된 법제도 개선을 위한 입법요구안을 발표했다. 아울러 해당 사업장과 함께 입법 요구 실현을 위해 공동대응할 것을 선언했다. ⓒ 송승현 기자
김광창 서비스연맹 사무처장. ⓒ 송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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