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세계노동절 서울대회, 1만4000명 참석 “차별없는 노동권 쟁취”
‘연대의 힘’ 강조한 민주노총 “비정규직-여성-장애인-작은사업장 위해”
진보 4개정당 서울지역 후보들, “노동자가 당당한 도시 서울 만들 것”
전장연·차제연 연대발언, “우리의 투쟁은 연결돼있어···함께싸워 승리”

2022년 민주노총 세계노동절 서울대회가 1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인근에서 진행됐다. ⓒ 변백선 기자
2022년 민주노총 세계노동절 서울대회가 1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인근에서 진행됐다. ⓒ 변백선 기자

5월 1일 노동절, 차별없는 노동권을 보장하고 불평등 체제를 갈아엎기 위한 민주노총 1만4000여 조합원의 함성이 서울 도심을 메웠다.

세계노동절을 맞아 민주노총이 전국 16개 거점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서울지역 대회가 1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인근에서 열린 것이다. 인터내셔널가 제창으로 시작한 이날 대회에는 민주노총 조합원을 비롯한 성소수자, 장애인, 작은사업장 노동자에서 참가한 연대자들이 함께했다.

민주노총은 노골화되는 윤석열 당선자의 반노동, 반민주노총 기조에 대한 사례를 열거하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앞으로의 5년을 윤석열의 시대가 아닌 노동의 시대로 만들자고 결의했다. 또한 ‘일하는 사람 모두에게 보편적 노동권 보장과 질 좋은 일자리, 기후위기 산업전환 시기에 걸맞는 정부의 역할 강화와 책임’을 요구하며 ‘불평등체제 해체를 위해 보수양당 정치를 끝내고 진보정치의 시대를 열자’고 뜻을 모았다. 

2022년 민주노총 세계노동절 서울대회가 1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인근에서 진행됐다. ⓒ 양지웅 기자
2022년 민주노총 세계노동절 서울대회가 1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인근에서 진행됐다. ⓒ 양지웅 기자

민주노총 노동절 서울대회의 연대발언에는 지하철 출근길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전국장애인철폐연대의 박경석 공동대표와 국회 앞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투쟁을 벌이고있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장예정 공동집행위원장이 나섰다.

박 공동대표는 “노동자시민 여러분께 말씀 드린다. 전장연이 대한민국 사회에 요구하는 것은 시민이라면 당연히 누려야할 기본적인 원리다. 장애인들이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는 것은 차별받는 사람들의 삶이 잊혀져서는 안된다는 마음이 연결돼 있는 것”이라며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시민으로 살 수 있는 사회, 힘없는 사람들 차별받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사회를 함께 만들자. 연대는 혐오보다 강하다는 말을 생각하며, 132주년 노동절에서 함께 싸워줄 것을 호소드린다”고 했다.

장예정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차별은 사회 곳곳에 침투해 있다. 민주노총 동지들은 노동현장의 성차별, 성소수자 괴롭힘, 비정규직 정규직 간 차별,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제외 등과 차별과 싸우는 것을 안다”고 한 뒤 “차제연도 민주노총에 감사인사 드리면서 앞으로도 투쟁에 함께할 것을 약속드린다. 어느 하나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지금, 우리들의 연대가 소중하고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2022년 민주노총 세계노동절 서울대회가 1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인근에서 진행됐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가 무대에 올랐다. ⓒ 변백선 기자
2022년 민주노총 세계노동절 서울대회가 1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인근에서 진행됐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가 무대에 올랐다. ⓒ 변백선 기자
2022년 민주노총 세계노동절 서울대회가 1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인근에서 진행됐다. 6.1 지방선거 '진보진영단일화' 서울 후보들이 발언에 나섰다. ⓒ 양지웅 기자
2022년 민주노총 세계노동절 서울대회가 1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인근에서 진행됐다. 6.1 지방선거 '진보진영단일화' 서울 후보들이 발언에 나섰다. ⓒ 양지웅 기자

이날 서울대회에는 6.1 지방선거 진보진영단일화가 완료된 후보들도 모습을 보였다. 이상덕 노동당 시의원 후보, 이상현 녹색당 서울시의원 후보, 권수정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 노우정 진보당 서울시의원 후보를 비롯한 진보정당 4개의 후보들이 무대에 올랐다. 이들 후보는 “진보진영이 서울을 노동이 당당한 도시로 만들고, 보수 양당에 대항하는 희망이 되겠다”며 한 표를 호소했다.

이후 투쟁발언이 이어졌다. 유지향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사무국장은 “방송작가지지부 조합원 생활 5년만에 노동절 행사에는 처음 와본다. 정규직 조합원들은 쉬는 걸 보며 일하는 노동절은 참 쓸쓸했었다”고 한 뒤 “지금 방송작가지부는 거대방송사를 상대로 노동자성을 인정받기 위해 2년간 투쟁 중인 조합원이 있다. 대다수 방송작가들은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야근에 시달리고 협상력이 없어 임금을 깍이면서도 법 테두리 안에서 노동권을 보장받지 못한다.우리 모두 제대로 된 노동권을 보장받을 때까지 투쟁하자”고 전했다.

오대희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지부장은 “2년 전 돌봄노동자로서 청와대에 초대받았으며 감사를 받았다. 그러나 코로나 내내 우리들은 오직 헌신하는 마음으로만 일해야 했다”며 “아이들과 어르신 장애인의 일상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안 국가는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돌봄노동을 개인이 아닌 국가가 책임 질 수 있도록 투쟁해야 한다. 돌봄노동을 민간에 맡겨 시장논리를 통해 이윤 경쟁하는 구조로는 희망 없다”고 했다.

한편 세계노동절을 맞아, 해외노총들도 연대의 편지를 보내왔다. 타마라 무뇨스 칠레노총 CUT 전국위원, 크리스티나 파시아벤 스페인노총 CCOO 국제서기, 고탐 모디 인도 새 노조 이니셔티브(NTUI), 살바토레 마라 이탈리아노총 CGIL 국제국장 등이 세계노동절을 맞아  같은 요구를 걸고 투쟁하는 민주노총을 응원한다고 전했다.  

오바타 마사코 일본 젠로렌 의장은 "일본에서는 47개 지자체별로 최저임금을 정하고 있고, 이는 인구 대도시 집중이나 지역경제 피폐 원인이 된다"며 "최저임금의 전국 일률제를 파괴해서는 안 된다. 8시간만 일하면 사람다운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최저임금을 향해 한일 노동자들이 연대해서 투쟁해 나가자"고 결의했다.

보리스 플라치 프랑스노총 국제 비서는 "민주노총처럼 프랑스노총도 현재 생산·소비 양식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확신한다. 생태 사회적 전환은 사회 정의를 위한 것이어야 하고, 기후 위기, 사회 위기에 대한 대응은 체제 전환이다. 임금 착취를 끝장내는 투쟁과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투쟁은 하나의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2022년 민주노총 세계노동절 서울대회가 1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인근에서 진행됐다. ⓒ 양지웅 기자
2022년 민주노총 세계노동절 서울대회가 1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인근에서 진행됐다. ⓒ 양지웅 기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도 대회사를 통해 노동자 간의 연대, 노동자-민중 간의 연대를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우리가 가진 힘으로 싸우자. 비정규직과 정규직을, 공공과 민간부문을, 청년과 기성세대를, 여성과 남성을,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갈라치는 저들에 맞서 우리는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구호를 들고 힘차게 투쟁하자”고 외쳤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출범도 전에 민주노총 탄압을 노골화하고 있다. 그러나 다가오는 5년은 윤석열 시대가 아니라 노동의 시대일 것이다”라며 “윤석열은 민주노총 간부 등에게 소환장과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있다. 우리 민주노총 조합원을 적으로 삼고싶다면 우리는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내가 남성이면 여성을 위해, 정규직이면 비정규직을 위해, 큰 회사에 다니면 작업장을 위해 외치자. 내가 비장애인이면 장애인을 위해 나서자. 우리가 가진 노동조합의 힘으로 모든 노동자들을 위해 투쟁하자”고 힘주어 말했다.

대회는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16개 가맹조직 대표자의 결의문을 담은 대회선언문 낭독으로 마무리됐다. 이후 시청~을지로~종로~광화문~인수위원회 앞까지 행진한 뒤 대회를 마쳤다. 행진에서 각 산별노조 조합원들의 각자의 요구를 담은 피켓팅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2022년 민주노총 세계노동절 서울대회가 1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인근에서 진행됐다. ⓒ 양지웅 기자
2022년 민주노총 세계노동절 서울대회가 1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인근에서 진행됐다. ⓒ 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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