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규탄 및 건설노조 탄압 분쇄 건설노동자 결의대회 열어
건설기계노동자 노조 활동에 26억 과징금 폭탄 … 탄압에는 투쟁으로 맞설 것

전국의 건설노동자들이 공정거래위원회 앞에 모여 탄압에 맞서 싸우겠다는 힘찬 결기를 보여주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위원장 장옥기)은 지난 21일,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공정위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과천정부청사에서 공정위는 ‘제32회 전원회의’를 열고 26억 원에 가까운 과징금 폭탄을 부과한 건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건설노조는 이 같은 공정위의 행위를 ‘신종 노조탄압’으로 규정하고 이에 맞서기 위해 결의대회를 진행한 것이다.

이에 앞서 공정위는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건설기계노동자를 사업자로 규정하고 노동조합의 활동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과징금 폭탄을 물렸다. 적정한 임금(임대료, 운송료)을 보장하라는 요구가 ‘가격담합’이며 고용을 요구한 행위는 ‘거래거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건설사에 비해 상대적 약자 처지에 있는 건설기계노동자들이 부당한 처지를 개선하기 위한 활동이었다. ‘공정한 시장 질서’를 감독해야 할 공정위가 건설 현장의 현실을 무시하고 건설사들의 ‘불공정한 착취’를 정당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날 투쟁은 오전 7시부터 저녁까지 진행됐다. 하루 내내 진행된 공정위 전원회의에 경고를 보내기 위함이었다. 오전 10시에는 ‘공정위 규탄 건설기계노동자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발언대에 오른 송찬흡 건설기계분과위원장(부위원장 겸임)은 “오늘 하루 종일 이 자리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잘못된 점 낱낱이 밝히겠다”라며 투쟁의 결의를 밝혔다. 그러면서 “대기업이 횡포를 부리지 못하도록, 단합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 공정거래위원회인데 건설사들이 짬짜미 공사로 수천억 벌어갈 때는 말 한마디 못했다”라며 공정위가 본래의 역할은 방기한 채 노조 탄압에만 열을 올린다고 꼬집었다.

이날 공정위 전원회의에는 부산건설기계지부 조합원들이 출석해 조사와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이를 두고 김점빈 부산건설기계지부 지부장은 결의대회 자리에서 “공정위의 조사는 부산만 아니라 전국의 우리 동지들, 나아가 민주노총을 탄압하고 분열시키기 위한 작태”라고 비판했다.

송찬흡 건설기계분과위원장(부위원장 겸임)
송찬흡 건설기계분과위원장(부위원장 겸임)
김점빈 부산건설기계지부 지부장
김점빈 부산건설기계지부 지부장

오후 2시에 열린 ‘공정위 규탄 건설노동자 결의대회’에는 2,500여 명의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함께 자리해 투쟁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공정위 조사만이 아닌 윤석열 정부가 벌이는 전반적인 건설노조 탄압에 대해 이야기했다. 장옥기 위원장은 “우리 건설노조는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가지고 노동조합을 만들고, 교섭하고, 투쟁해왔다”라며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은 “엄연히 존재하는 헌법을 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설노조는 이미 2023년 총파업 투쟁에 나설 것을 결정했다”라며 “땀 흘려 일하는 우리 건설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자”라고 힘주어 말했다.

결의대회 자리에는 얼마 전 안전운임제 전면 쟁취를 위해 총파업 투쟁을 벌였던 화물연대 동지들도 함께 했다. 오남준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부위원장은 총파업 당시 건설노조가 벌였던 동조파업을 언급하며 “투쟁에 함께 해준 레미콘, 그리고 건설노조 동지들 덕분에 연대가 무엇인지를 배웠다”라며 건설노조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화물연대도 조만간 공정위에서 조사를 한다”라며 “20년 동안 탄압받고 착취받았던 화물노동자들이 오직 살아남기 위해 만든 게 노동조합”이라며 화물연대도 건설노조와 함께 투쟁해나가겠다며 연대의 결의를 밝혔다.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
오남준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부위원장
오남준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부위원장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부산만이 아닌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는 노조 탄압에 대한 언급이 계속됐다. 장현수 울산건설기계지부 지부장은 “울산에서도 울산지방경찰청 특별수사본부 경찰 12명이 레미콘 공장을 돌아다니면서 노조에 대해 낱낱이 파헤치고 다닌다”라고 언급했다. 양태조 경기도건설지부 지부장은 “건설사에 경찰 정보관이 찾아와서 채용 강요, 업무 방해 녹취록을 꾸며내서 달라고 한다”라고 말했다. 공정위만이 아닌 경찰 권력까지 건설노조 탄압에 나선 것이다.

이러한 경찰 측의 움직임에 대해 조승호 대구경북건설기계지부 지부장은 “건설노조 뒤를 계속 파고 있는데 많이 파봐야 정부 여당과 공정위처럼 불공정하지는 않을 것”이라 비꼬았다. 김규우 수도권서부건설기계지부 지부장은 “저들의 탄압은 그저 하나의 소나기가 지나가는 것”에 불과하다며 “건설노조가, 우리 건설노동자들이 그렇게 호락호락 주저앉을 삶을 살지 않았다”라며 건설노동자답게 투쟁으로 돌파하자는 결의를 밝혔다.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장현수 울산건설기계지부 지부장, 양태조 경기도건설지부 지부장, 김규우 수도권서부건설기계지부 지부장, 조승호 대구경북건설기계지부 지부장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장현수 울산건설기계지부 지부장, 양태조 경기도건설지부 지부장, 김규우 수도권서부건설기계지부 지부장, 조승호 대구경북건설기계지부 지부장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이후 과천정부청사 주변을 행진하며 부당한 노조탄압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드높였다. 한편 이날 공정위 전원회의는 8시간에 가까운 강도 높은 심의가 이어졌다. 심의 결과는 3일에서 7일 정도 뒤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결의문]
불공정을 일삼는 공정거래위원회,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을 당장 멈춰라!

한국의 노동조합 역사에서 처음 있는 사건이다. 지금 이곳 공정거래위원회 서울사무소에서는 건설노조 사건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심판이 진행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건설노조에 대해 개인사업자를 가진 건설기계사업자가 둘 이상 결합한 사업자단체라고 규정했다. 지금껏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고발사건은 있었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체적으로 나서 건설노조를 탄압한 적은 없었다.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임대료의 기준을 제시하면 가격 담합이라는 딱지를 붙인다. 고용안정을 위한 활동에 대해서는 부당한 거래거절 행위로 규정한다. 지금까지 각 지역에서 건설기계노동자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했던 활동들을 공정거래위원회는 건설노조가 사업자단체이기 때문에 하면 안 된다고 한다. 작년부터 건설노조 산하의 각 지부들에게 압수수색에 가까운 사무실 조사를 자행하며 노동조합을 압박하였다. 목적은 분명하다. 경제적 제재를 통해 노동조합 활동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심사보고서가 제출된 사건들에 대하여 26억원이 넘는 과징금이 예정되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한 새로운 노조탄압에 맞서 건설노조는 투쟁으로 답을 찾으려 한다. 과거에도 건설노조에 특수고용노동자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노동조합으로서의 실체를 부정하려 했다. 건설노조는 꿋꿋이 버티고 싸우며 당당히 노동조합을 지켜왔으며 스스로 권리를 쟁취해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시각으로 노동조합을 바라보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경고한다. 노동조합에 개입하지 말고 대기업 갑질 해결 등 공정거래위원회가 해야 할 일을 하라.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을 지금 당장 멈춰라. 건설노조는 끝끝내 싸우고 버티어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불공정 행위 일삼는 공정거래위원회, 지금 당장 노조탄압 중단하라!
탄압에는 항쟁이다, 투쟁으로 노조탄압 돌파하자!
건설노조 단결투쟁, 노동기본권 쟁취하자!

2022년 12월 21일 
공정거래위원회 규탄 및 건설노조 탄압 분쇄 건설노동자 결의대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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