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부터 16일까지 함재규 노조 부위원장 등 9명 출국··· “덴소 본사만이 해결할 수 있다”

국회 앞 금속노조 한국와이퍼분회 농성장 ⓒ 김준 기자
국회 앞 금속노조 한국와이퍼분회 농성장 ⓒ 김준 기자

금속노조 한국와이퍼분회가 덴소의 자회사, 한국와이퍼의 고용안전협약 위반을 일본 내에 알리고 연대 보증했던 덴소의 책임을 묻기 위해 두 번째 일본원정투쟁을 나선다.

2차 원정투쟁단은 2월 13일부터 16일까지 3박 4일 동안 덴소 본사가 한국와이퍼 사태를 직접 해결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일본의 노동·시민·사회단체와 연대를 강화하고 한국와이퍼 사태에 관한 일본 내 여론 형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한국와이퍼 노동조합은 이미 한 차례 일본에 원정투쟁을 나선 바 있다. 3박 4일 동안 진행된 1차 원정투쟁에서는 일본의 가장 큰 노동조합인 렌고 소속의 전일본금속산업노동조합협의회(JCM) 히라카와 사무차장 등과 한국와이퍼 사태에 대한 간담회를 진행했었다. 또한, 한국산연의 외국인투자기업의 대량해고, 노조탄압 문제를 일본 내에 알린 ‘한국산연노조를 지원하는 모임’과도 함께했다. 

지난해 진행된 1차 일본 원정 투쟁 ⓒ 한국와이퍼분회
지난해 진행된 1차 일본 원정 투쟁 ⓒ 한국와이퍼분회

1차 원정투쟁 당시 한국와이퍼 노조는 이들과 연대해 일본 사회에 한국와이퍼 사태를 알려냈다. 덴소 본사도 방문해 한국의 상황을 알리고 교섭을 진행하려 했으나 정문에서 출입을 저지당했다. 이들이 한국와이퍼의 협약위반에 일본 덴소를 찾은 것은 덴소가 한국와이퍼의 모회사이고 고용안전협약에 덴소가 연대보증 섰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일본 덴소 또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노조 측의 설명이다.

금속노조는 이번 2차 방문을 통해 JCM가 다시 한번 간담회를 진행하는 한편, 전노협을 비롯한 일본 내 노동, 시민, 사회단체와의 연대를 강화하고 함께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알려 외교적 문제까지 비화되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알렸다.

2차 일본원정단을 이끄는 금속노조 함재규 부위원장은 “약속과 신의를 중시하는 일본 사회가 대놓고 거짓을 일삼는 덴소 자본을 가만히 두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국와이퍼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덴소 본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1일,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제10민사부는 “한국와이퍼가 단체협약에 따라 노조와 합의 없이 노동자를 해고해선 안 된다”며 노동자 209명에게 해고예고 통지서를 보낸 한국와이퍼는 단체협약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 1일 민주당 을지로 위원회는 일본외투자본의 부당한 행위로부터 한국노동자를 지키겠다며 일본대사관을 찾아 나미오카 다이스케 경제공사와 면담을 진행했다. 책임의원인 우원식 의원은 “본 사안의 핵심은 약속과 신의의 문제이고 사태 해결 방안은 일본기업이 한국인 노동자들과 맺은 약속을 지켜서 일방적 청산을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라며 “지난 1월 30일 법원도 노동자들의 동의 없이 청산절차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해고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한 만큼 일본정부가 한일 간 신뢰차원에서 이 사안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1일 일본대사관을 찾은 을지로위원회 ⓒ 우원식의원실
1일 일본대사관을 찾은 을지로위원회 ⓒ 우원식의원실

한국와이퍼는 안산 반월 공단에 있는 자동차 부품사다. 덴소코리아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덴소코리아의 모기업은 일본의 거대 부품사 덴소다. 노조 한국와이퍼분회는 지난 2021년 10월 사측과 고용안정협약을 맺었다. 2022년 7월 사측은 협약을 무시한 채, 적자를 핑계로 청산 계획을 일방 통보했다.

분회는 고용안정협약 이행을 걸고 즉각 투쟁에 돌입했다. 2022년 9월 MBC 보도를 통해 일본 덴소 자본이 한국와이퍼 청산을 2년 전부터 계획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와이퍼와 덴소코리아는 팔면 팔수록 적자를 보고, 일본 덴소 본사는 기술사용료로 막대한 이익을 취하는 구조였다.

2022년 10월 5일 온다 요시노리 덴소코리아 대표이사가 국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했다. 10월 14일 한국와이퍼분회 노동자들은 덴소코리아 화성공장부터 국회까지 90km가 넘는 길을 걸으며 한국와이퍼 청산의 부당함을 알렸다. 11월부터는 이규선 금속노조 경기지부장과 최윤미 한국와이퍼분회장이 국회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가 더 큰 투쟁을 기약하며 12월 20일 44일의 단식투쟁을 종료하기도 했다.

'한국와이퍼 청산 철회 단식농성 30일 차 기자회견' 왼쪽부터 최윤미 분회장, 이규선 경기지부장, 금속노조 윤장혁 위원장 ⓒ 김준 기자
'한국와이퍼 청산 철회 단식농성 30일 차 기자회견' 왼쪽부터 최윤미 분회장, 이규선 경기지부장, 금속노조 윤장혁 위원장 ⓒ 김준 기자
지난해 진행된 1차 일본 원정 투쟁 ⓒ 한국와이퍼 분회
지난해 진행된 1차 일본 원정 투쟁 ⓒ 한국와이퍼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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