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로 개선된 현장, 또다시 후퇴시키는 것"
"입맛에 맞게 MZ 챙기는 척, 이용하지 마라"

9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9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윤석열 정부가 사실상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69시간 노동시간 개편안을 수용한 가운데, 청년노동자들이 “현실을 모르는 무책임하고 비인간적인 정책”이라고 반기를 들고 나섰다. 

9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 민주노총 청년 조합원들이 모여 윤 정부의 노동시간 개악을 규탄하는 ‘노동시간 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됐다.

9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9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지난 6일 고용노동부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이 개편안은 지난 7월 윤석열 정부의 노동 시장 개혁 정책을 만든다는 목적으로 발족된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내놓은 안을 정부가 사실상 그대로 수용한 내용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번 ‘주69시간제’에 대해 “20, 30 청년층의 경우에도 다들 좋아하고, 선진국에서 이미 많이 시행하고 있는 제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1월 NBS 여론조사에서 18~29세의 57%, 30~39세의 60%가 정부안에 반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 전국지표조사

주된 내용은 기존 주 단위로 관리되던 연장 근로시간(기본 40시간, 12시간 초과가능)을 달, 연 단위로 관리하도록 해, 보다 탄력적이고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렇게 근무할 경우 6일 기준 최대 69시간까지도 늘어날 수 있어 비판이 적지 않다.

단위를 월, 연, 분기로 선택할 수 있어지면서 그 선택은 노사가 합의하되 과반노조가 없으면 근로자 대표를 선정해 지위를 부여하도록 했다. 주 69시간이 되더라도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 퇴근 이후 일을 다시 하기까지 최소 11시간을 휴식을 보장하고 그렇지 않으면 64시간까지만 허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64시간은 산재·과로 인정 기준 시간으로 ‘과로 조장법’이란 비난도 잇따른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또한 “노동자들의 존엄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위헌적인 방책”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9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9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9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9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또한, 연장근무 임금을 추가로 적립하는 ‘근로시간 저축 계좌제’를 법제화해 임금대신 휴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 또한, 실효성 문제가 제기된다. 현재도 정해진 연차를 소진하지 못하고, 쓴다 하더라도 자택근무 하는 상황이 부지기수인데 현실에 적용이 되겠냐는 지적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청년 조합원들은 실효성도 없고, 과로만 조장한다며 개편안에 대해 비판했다. 제치성 건설노조 경기도건설지부 시스템 팀장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하루만 건설 현장에 나와서 일을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며 “일해보면 자신들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비인간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있는지 바로 느낄 것”이라고 일갈했다.

제치성 팀장은 “선배 건설노동자들은 고강도 노동이 오랜 시간 쌓이고 쌓여 몸이 성한 사람이 거의 없다”며 “휴게시간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아 실제로는 매일 9시간이 넘는 노동을 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렇게 고강도의 노동을 하고 나면 쉬는 날도 쉬는 날이 아니다”라며 “그런데도 우리 건설노동자들은 건설사에서 원하면 심야까지 일을 하고 새벽에 이슬을 맞으며 현장에 출근 해야한다”고 혀를 찼다.

이어 제 팀장은 “건설 노동조합에 의해 건설자본의 불법 도급이 줄어들고 직고용이 늘어나며 그나마 현장의 근로조건이 개선되었고 이제는 청년노동자들도 건설 현장에 들어오고 있다”며 “주 69시간으로 노동개악을 강행한다면 또다시 청년들을 건설 현장에서 내쫓는 것과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9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9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9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9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민주노총 이겨레 경기도본부 미조직비정규직차장은 윤 정부의 외교행태까지 규탄하며 이번 개편안이 청년들의 안녕을 위협하는 것이다고 일갈했다. 이 차장은 “윤 대통령이 3.1절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투쟁 역사와 우리 민족의 역사 나라의 자존심을 팔아먹고 국격까지 하락시키더니 이제는 근로시간 유연이란 말로 노동개악을 추진한다”고 비판했다.

이 차장은 “이러다 6개월 안에 죽겠다”며 “주 69시간 일하고 쉬면 된다는 것은 무덤에서 쉬면 된다고 지옥으로 보내는 꼴”이라고 강하게 꾸짖었다. 

이어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20, 30 청년층 같은 경우도 다들 좋아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MZ라는 말이 우리들을 지칭하고부터 정부에 MZ를 제 입에 굴리기 좋은 사탕처럼 놀려 먹는 사람들이 늘었다”고도 지적하며 “우리를 생각하는 척, 이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9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9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민주노총 이양수 부위원장도 청년들의 말에 동의하며 발언했다. 이양수 부위원장은 “정부가 노동자에게 몰아서 일하라는 것은 일하다 죽으라는 얘기밖에 안 된다”며 “더군다나 우리 청년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에 가입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더 어려운 상황에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부위원장은 “노동시간은 주 52시간이 기본이 아니고 현재도 주 40시간으로 기본으로 되어 있으며 사용자들의 편의를 위해서 52시간까지 늘려서 노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을 69시간까지 늘리라는 것은 29시간을 더 일하라 것으로 노동시간은 지금보다도 더 줄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다이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주 69시간 개편안으로 일하다 죽는 노동자’를 표현했다.

9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9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9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9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9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9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9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9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9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9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