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행사로 “주거권 서울시티-서울개발의 역사를 돌아보다”진행

공사가 진행 중인 용산정비창 입구
공사가 진행 중인 용산정비창 입구

5일 13시 전태일 기념관 2층 교육실에서는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너머서울, 서울민중행동이 진행하는 2023년 차별 없는 서울대행진 행사의 일환으로 ‘주거권 서울시티투어 – 서울 개발의 역사를 돌아보다’가 진행되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사업장 담벼락을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 서울로부터 사회대전환!”을 사업기조로 설정하였으며 그 일환으로, 작년부터 서울지역 주거권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해 왔다. 작년에는 서울지역 주거권 투쟁 단체들과 함께 “용산 다크투어”를 여러차례 진행하면서 서울지역 개발의 역사가 서민들의 주거권 해결보다는 대자본의 이익을 충족시켜주는 것임을 주장해 왔다. 

특히, 지난해 여름 기록적인 폭우로 발생한 반지하 폭우참사는 주거불평등의 현실을 드러낸 사건이었음을 인지하고, 서울시의회 앞 분향소 설치 및 각종 기자회견 선전전을 진행하면서 공공임대주택 확대 등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예산 대폭 삭감 등은 집없는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키웠을 뿐이다.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차별없는 서울대행진의 일환으로 서울지역이 어떠한 연유로 부동산 불평등의 핵심이 되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하였다.

먼저, 전태일기념관에서 상계동올림픽을 함께보며 서울 개발의 역사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이 시티투어의 사전교육 인사말을 진행하고 있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이 시티투어의 사전교육 인사말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으로, 전태일기념관 바로 옆 건물인 국일고시원 화재참사(2018년 11월 9일 종로 한복판에서 발생한 화재로 7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을 입은 참사)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주거시설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분노했다.

국일고시원 참사 현장
국일고시원 참사 현장

청계천/을지로 개발 현장을 방문한 시티투어단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개발에 대한 집착을 현장에서 직접 느끼게 되었다. 특히, 시장 당선 이후 세운상가 주변을 둘러보던 오세훈 시장의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개발을 다짐했다는 얘기에는 참가자들이 실소를 금치 못했다.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장현욱 활동가의 설명을 통해 청계천을지로 개발의 부당성을 듣고 있다.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장현욱 활동가의 설명을 통해 청계천을지로 개발의 부당성을 듣고 있다.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용산정비창이다. 이곳은 14년 전 용산참사의 발단이됐던 곳이며, 2013년 개발이 무산되었던 곳을 오세훈 시장의 의지로 다시 개발이 시작된 곳이다.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의 설명에 의하면 공공임대주택 지을 땅이 모자르다는 시울시와 정부의 주장이 얼마나 거짓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곳이라 한다. 축구장 수십개 크기의 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본의 논리에 따라 국제업무지구라는 마천루 개발을 계획하고 있는 현실이 정부의 친자본적인 주택정책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용산정비창 앞에서 내놔라 공공임대 스티커 부착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시티투어 참가단
용산정비창 앞에서 내놔라 공공임대 스티커 부착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시티투어 참가단

2018년 12월 “세 번의 강제집행으로 모두 뺏기고 쫓겨나 이 가방 하나가 전부입니다. 추운 겨울에 씻지도 먹지도 자지도 못하며 갈 곳도 없습니다. 3일간 추운 겨울을 길에서 보냈고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려워 자살을 선택합니다.”라고 유서를 남긴 한 청년의 자살은 대한민국 서울에서 주거취약 계층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박준경씨 죽음은 한때 광풍처럼 몰아치던 뉴타운개발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세입자를 위한 대책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고, 그저 땅주인만을 위한 재개발과 재건축, 그리고 한겨울 철거를 통한 세입자 내쫓기 등은 여전히 우리가 야만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뿐이다.

이제는 없어진 故박준경 열사의 집터 앞에서 조의를 표한 참가단
이제는 없어진 故박준경 열사의 집터 앞에서 조의를 표한 참가단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홍대앞 두리반이다. 마포구 동교동 167의 31번지에 자리한 칼국숫집 두리반은 이제 음식점이라기 보다는 문화활동가, 주거권 운동 활동가들의 쉼터가 된지 오래다. 마지막 코스를 이곳을 잡은 이유도 이번 시티투어를 통해 서울지역의 주거권 문제에 대한 참가자들의 느낌과 앞으로의 다짐을 들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처음 참가한 사람이나 행사를 계획한 사람이나 모두의 생각은 하나를 향한다. “주거는 투기의 대상이 아니다. 주거는 인권이며, 살아가는 모든이에게 공평하게 분배되어야 한다.”

그래서 오늘 같은 행사는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주거권 투쟁을 위한 시작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홍대앞 두리반에 모인 시티투어 참가단들의 결의 다짐
홍대앞 두리반에 모인 시티투어 참가단들의 결의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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