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찬성 병원노동자 분노 쌓일대로 싸였다"
서울대병원분회 95.9%, 경북대병원분회 91.7%
"시민 건강권 지키는 공공의료 확충 관철하자"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와 경북대병원분회 조합원들이 11일 파업에 돌입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와 경북대병원분회 조합원들이 11일 파업에 돌입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와 경북대병원분회 조합원들이 11일 파업에 돌입했다.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 95.9%, 경북대병원분회 91.7%로 쟁위행위 찬반투표가 가결되어 오늘 오전 5시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경북대병원은 8년 만에 파업 투쟁에 나선 것이다. 어제경북대분회 (10일) 파업 전야제에는 조합원 500명이 참가해 목소리를 냈다.

압도적인 찬성 투표결과 병원노동자들의 분노가 얼마나 높은지, 현장 요구가 얼마나 간절한지 알 수 있다는 게 본부의 설명이다. 서울대병원분회는 10시 서울대병원 시계탑 앞에서, 경북대병원분회는 9시 30분 경북대병원(본원) 본관 앞에서 선포 기자회견을 가졌다.

의료연대본부 10가지 요구는 ▲환자 안전을 위한 보건의료인력기준 마련 ▲환자 생명 지키는 실근무 간호사 대 환자수 1:3(통합병동) 1:6(일반병동) ▲간병 걱정 없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전면 확대 공공병상 확충 및 병상 총량제로 의료불균형 해소 ▲국민 생명 지키는 필수의료분야 의사 수 확충 ▲의료질 떨어뜨리는 비대면진료 중단 ▲의료정보 팔아 넘기는 실손보험청구간소화 중단 ▲돌봄노동자 필수인력 충원 및 월급제 시행 ▲공공기관 윤석열표 혁신가이드라인폐기 및 직무성과급제 도입 저지 간병노동자 산재보험 적용이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와 경북대병원분회 조합원들이 11일 파업에 돌입했다.

10월 4일, 서울대병원 노동조합 마지막 조정회의가 진행됐다. 노동조합은 파업사태를 막고 막판 타결을 위해 병원장을 포함한 4:4 교섭을 제안했다. 하지만 서울대병원 측은 전혀 수용안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올해 부임한 김영태 병원장은 공공병원장으로서 서울대병원 공공의료에 대한 어떤 계획도 내놓지 않는 등 전혀 파업사태 해결 의지가 없는 태도를 보여 결국 조정 결렬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경북대병원는 올해 7월 26일부터 교섭을 시작해 현재까지 노·사간 10차례의 본교섭과 8차례의 실무교섭과 조정회의까지 거쳤음에도 경북대병원 측은 수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노동조합은 올해 교섭에서 파업투표 전 병원 최종안 제시를 요구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사측은 노동조합의 요구에 대해 기재부 인력 통제, 공공기관 경영평가, 총인건비 통제를 이유로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와 경북대병원분회 조합원들이 11일 파업에 돌입했다.

이향춘 의료연대본부 본부장은 “지난 2020년 시작된 코로나 3년 6개월 동안 전국의 병원노동자들은 영혼을 갈아 넣으며 감염병 확산을 예방하고 환자를 치료하는데 온 힘을 쏟았다. 감염병 위기를 대응하기 위한 매뉴얼도, 인력도 부족한 상황에서 하나하나 기준과 원칙을 세워나가며 환자를 돌보면서 코로나 이후에는 공공병원 확대, 인력충원 정책을 정부가 내놓을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고, 영웅이라 칭송하던 그 많은 국회와 정부, 지자체 관료들은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은 채 사라졌다”고 했다.

2022년 물가인상률은 5.1%, 민간사립대 인상률은 3-5% 였지만 국립대병원은 3년 평균 임금인상률이 1.4%에 불과해 사실상 임금은 삭감됐다. 갈수록 임금 격차는 벌어지고 있고, 강원대병원의 경우 같은 지역 민간 사립대에 비해 연봉이 1천만원까지 차이가 나 수 년 동안 정원 채우기도 힘든 상황이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와 경북대병원분회 조합원들이 11일 파업에 돌입했다.

정부는 협업을 통해 환자를 치료해야 할 병원마저 과잉진료를 부추기고 직종간·부서간 갈등과 성과경쟁을 내모는 직무성과급제 도입을 추진을 종용하고 있다. 이미 의사들은 환자 수, 검사 수, 수술 건수에 따라 차등적으로 진료 기여 수당을 주다 보니 과잉진료와 의료의 질 저하가 우려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건강보험 보장성이 줄어들면서 의료비는 폭등하고, 늘어난 병원비 때문에 국민들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오늘 병원노동자가 환자를 놔두고 파업에 돌입한 것은 당연한 요구에 불통으로 일관하고 도리어 의료민영화를 가속화시키는 정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인력을 늘려 병원 노동자와 환자 모두가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당연한 요구에 대해 정부는 묵묵부답, 병원은 정부 뒤에 숨어 있다”며 “사람을 살리는 공공의료, 국민 건강권을 지키고 노동조합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투쟁하겠다. 의료는 상품이 아니다. 공공의료 확충하라”고 정부의 역할을 주문했다.

서울대병원분회와 경북대병원분회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은 “단 한 번도 알아서 문제를 해결한 적 없는 정부와 병원을 상대로 사람을 살리는 공공의료, 환자와 노동자가 안전한 일터를 만들어보자”며 “우리 의료연대본부는 작년에 구조조정, 직무급제, 복지 축소를 담고 있는 공공기관혁신지침 속에서도 파업을 통해 정부의 인력감축안을 무너뜨렸고 도리어 인력증원, 임금 가이드라인 외에 추가 일시금 합의, 복지도 확대했다.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앞장서서 투쟁하겠다”며 파업투쟁의 결의를 높였다.

이후 의료연대본부는 12일 13시 시청역 앞에서 의료연대본부 투쟁 승리결의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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