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의 기만 뚫고 노동기본권과 생존권 위해 투쟁하고 승리하겠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위원장 신환섭) 바커케미칼울산지회, 바커케미칼진천지회 노동자들이 11월 1일 바커케미칼 판교 본사 앞에서 ‘노동기본권 보장! 2023 임단투 승리! 바커케미칼지회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지난 10월 30일 이들은 회사 측의 불성실한 교섭 태도와 좁혀지지 않는 노사 간 격차로 인해 2023년 단체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에 나섰다. 

1914년 창립한 바커케미칼은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두고 1만 5천여 명의 임직원을 거느린 글로벌 화학회사이다. 외국인투자기업인 바커케미칼코리아는 울산과 충북 진천에 공장이 있으며, 경기 판교와 안양에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공장에선 실리콘 방열제 및 접착제 등을 생산한다.

바커케미칼지회는 “사측은 지난 7월 초 교섭상견례를 시작으로 10월 6일 11차 본교섭을 진행하는 동안 시종일관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기만적으로 행동했다”며 “4개월의 시간동안 단체협약 전체 조항은커녕 노동조합 운영에 가장 기본인 조합사무실, 근로시간면제한도, 조합비 일괄공제, 조합 홍보에 관한 내용을 반영하지 않았다. 시간 끌기만 하더니 결국은 노동자의 투쟁을 무력화하기 위해 진천공장에 사무관리직, 영업직을 투입시켜 현장을 가동시키려 하고 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문경주 화섬식품노조 부위원장은 “바커케미칼은 독일에서 가족친화기업으로 유명하다. 독일정부로부터 표창까지 받은 기업”이라며 “똑같은 '바커케미칼' 임에도 '코리아'가 붙으면 현실은 정반대가 된다. 국가가 자본이 노동자를 기계처럼 부리는 것을 용인하니, 자본은 같아도 노동자의 처지가 정반대가 된다. 노동자의 투쟁으로 한국에서도 노동자를 존중해야 한다는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 ”고 말했다.

 

서진상 화섬식품노조 울산지부장은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열사는 노동자들에게 ‘하나가 되라'고 항상 말씀하셨다”며 “지회를 설립하고 나서야 같은 법인임에도 울산공장과 진천공장의 노동조건이 상당히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 교섭 과정에서도 사측은 울산지회와 진천지회의 갈등을 야기시켜 분열시키려 했다. 우리는 하나 하나 흩어져 있는 노동자가 아니라 화섬식품노조 바커케미칼지회로 뭉쳐진 조합원이다. 하나로 단결해 사측에 맞서겠다"고 말했다.

 

이영섭 화섬식품노조 대전충북지부장은 “교섭에서는 노동조합의 요구안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뒤로는 진천지회에게는 울산과는 별도로 임금체계를 개정해 높은 임금 인상효과를 제시했다. 울산지회에게는 개별면담을 통해 일시금을 제안하며 노동자의 투쟁을 무산시키려 했다”며 “사측의 분열 책동과 기만적 행위를 더 이상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악덕기업의 말로가 어떻게 됐는지는 사측이 더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결의대회 말미에는 노래로 투쟁하는 지민주 민중가수의 공연이 이어졌으며, 바커케미칼울산지회 노동자 전원의 몸짓공연과 바커케미칼진천지회 고참 노동자들의 몸짓공연도 진행됐다. 

 

김민석 바커케미칼울산지회장은 “이직 걱정 없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조를 만들었다. 생존권 쟁취와 노동기본권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이건우 바커케미칼진천지회장은 “선배 노동자들의 투쟁과 지도로 열심히 총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울산공장과 진천공장 모두 똘똘 뭉쳐서 승리하겠다. 회사의 전향적인 교섭안이 나올 때까지 무기한 총파업을 포함한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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