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건축노동자 3,000명 모여 외친 ‘임단협 투쟁 승리!’
정부의 노조 탄압 가운데 2023년 임단협 난항을 겪어와
대구경북 건설사들 향해 성실히 교섭에 나설 것 촉구해

5일,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는 대구 전문건설회관 앞에서 임단협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5일,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는 대구 전문건설회관 앞에서 임단협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임단협 투쟁 승리하자!”
“노사관계 파탄내는 대경철콘협의회 규탄한다!”

동대구역 인근 공사현장 앞. 전국에서 모여든 건설노동자들의 분노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지난 12월 5일, 민주노총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분과위원장 강한수)는 대구 전문건설회관 앞에서 ‘건설노조 사수! 전국건설노동자 결의대회’를 열었다. 토목건축노동자를 포함한 3,000명의 건설노조 조합원이 참여, 투쟁의 기운을 드높였다.

이에 앞서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는 지난 6월부터 2023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절차를 밟아왔다. 예년과 같이 전국 5개 권역(수도권, 대전충청권, 호남제주권, 대구경북권, 부산울산경남권)으로 나뉜 철근콘크리트협의회(이하 철콘협의회) 사측과 임단협 교섭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교섭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윤석열 정권의 건설노조 탄압을 등에 업은 건설사들의 노조를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건설노조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고용을 거부하는 사태가 속출하는 가운데, 임단협 교섭에서도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사측은 임금 동결부터 시작하여 토요 근무시간 연장, 유급휴일 요건 개악, 타임오프(근로시간 면제) 거부 등 대대적인 후퇴안을 고집해왔다. 아무리 올해 건설 경기가 불황에 처했다고 하지만,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만을 강요하는 후퇴안은 노사 간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는 대구경북지역 교섭이 더욱 난항을 겪고 있다. 대구경북철근콘크리트연합회가 임단협 교섭에 3차례나 결석하더니, 올해가 지나면 임단협을 해지하겠다는 등 몽니를 부렸기 때문이다. 대경 지역은 2006년부터 건설 일용직 노동자 최초로 지역 임단협을 체결하는 등 전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해 온 곳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임단협 과정 자체를 훼방 놓는 행위를 일삼은 것이다. 이번 전국 집중 결의대회를 대구에서 진행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대구 전문건설회관 앞 도로를 건설노동자들이 빽빽이 메운 가운데, 결의대회는 힘차게 막을 올렸다. 가장 먼저 대회사가 진행됐다. 대회사에 나선 강한수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장(수석부위원장 겸임)은 “작년 자재값이 폭등했을 때도, 올 상반기 착공 물량이 40퍼센트 이상 줄어서 힘들 때도, 우리는 하청 전문건설업체부터 원청 시공사까지 어려운 건설 경기를 같이 넘어서자고 이야기해왔다”라며 우선 건설노조가 노사 신뢰를 위해 기울인 노력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대구경북철콘협의회는 교섭에도 3차례 이상 나오지 않았고, 단협 해지 협박까지 일삼으며 가장 악질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강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 뒤에 숨어서 건설노동자 탄압만 하면 되는 줄 아는 건설사를 향해 우리의 분노를 보여줘야 한다”라며 “토목건축분과위원회의 임단협 투쟁이 시작됐던 이곳 대구에서부터 다시 건설노동자들의 투쟁의 기운을 높여가자”라며 힘주어 말했다.

강한수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장(수석부위원장 겸임)
강한수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장(수석부위원장 겸임)

이어 건설노조 내 다른 분과의 대표자들이 격려의 말을 건넸다. 정민호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위원장(부위원장 겸임)은 “원래 2023년 타워크레인노동자와 토목건축노동자가 함께 임단협 투쟁을 하고자 했지만 시기를 맞추지는 못했다”라면서도 “타워크레인노동자는 토목건축분과위원회 임단협 투쟁에 함께 할 것이다”라며 함께 싸워나갈 결의를 밝혔다.

송찬흡 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위원장(부위원장 겸임)은 “건설사들이 노동자 없이 어떻게 이렇게 떼돈을 벌 수 있었겠나. 그런데도 지금은 건설노동자를 외면하고 임단협을 거부하고 있다”라며 “전국의 동지들이 다시 이 자리에 왔을 때는 대경 건설업체들은 모든 사태의 책임을 져야 한다”라며 지금이라도 건설사 측이 성실한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왼쪽부터) 정민호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위원장, 송찬흡 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위원장
(왼쪽부터) 정민호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위원장, 송찬흡 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위원장

지역에서의 연대사도 이어졌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윤석열은 법과 원칙을 지키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는데, 건설현장에서는 법과 원칙이 완전히 사라졌다”라며 “정부는 건설노조가 조합원 고용을 강요하고 전임비를 갈취했다고 탄압하는데, 건설노조는 노동조합법과 근로기준법에 적힌 내용을 실현하고자 했을 뿐이다. 그런데 법과 원칙을 앞세우는 정부 때문에 (건설노조의 활동이) 한순간에 불법이 되고 있다”고 탄식했다.

이 본부장은 이어 “우리가 더 강력하게 투쟁하지 못해서 정부가 날뛰고, 건설사들이 임단협 합의조차 못하게 난리를 부리고 있다”라며 “다시 한번 위력적인 투쟁을, 건설사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투쟁을 해야 한다”라며 “토목건축분과 조정이 무산되면 현장을 멈출 자세로 싸워야 한다”라고 외쳤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

이어 전국 5개 권역의 교섭단의 대표 발언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대구경북권역의 교섭을 대표하는 김종호 대구경북건설지부장은 멀리서 찾아온 동지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김 지부장은 “2~3년 전 대구에서 건설 물량이 폭발했을 때, 대구업체들 떼돈을 벌었을 거다. 그 시간 동안 건설노동자들도 정말 열심히 일해왔다”라면서 “그런데 이제와서 건설노동자들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있다. 사측의 고용 거부로 건설노동자들의 삶은 완전히 짓밟히고 있다”며 정부와 대구 지역 건설사들이 노동자들의 생존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호 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장
김종호 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장

이후 결의대회는 대경철콘협의회를 규탄하는 상징의식을 진행한 후 마무리됐다. 현재 토목건축분과 임단협은 노동위원회 조정을 신청해 놓은 상황이다. 노조 탄압과 건설 경기 불황 속에서도 노사가 신뢰를 되찾아 임단협 절차를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5일,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는 대구 전문건설회관 앞에서 임단협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5일,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는 대구 전문건설회관 앞에서 임단협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토목건축분과 임단협 지역별 교섭 대표자들의 발언도 진행됐다. (왼쪽부터) 양태조 경기도건설지부장, 남기방 대전세종건설지부장, 맹종안 광주전남건설지부장, 전용기 부산울산경남건설지부 부지부장
토목건축분과 임단협 지역별 교섭 대표자들의 발언도 진행됐다. (왼쪽부터) 양태조 경기도건설지부장, 남기방 대전세종건설지부장, 맹종안 광주전남건설지부장, 전용기 부산울산경남건설지부 부지부장
5일,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는 대구 전문건설회관 앞에서 임단협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5일,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는 대구 전문건설회관 앞에서 임단협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5일,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는 대구 전문건설회관 앞에서 임단협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5일,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는 대구 전문건설회관 앞에서 임단협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5일,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는 대구 전문건설회관 앞에서 임단협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5일,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는 대구 전문건설회관 앞에서 임단협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5일,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는 대구 전문건설회관 앞에서 임단협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5일,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는 대구 전문건설회관 앞에서 임단협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5일,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는 대구 전문건설회관 앞에서 임단협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5일,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는 대구 전문건설회관 앞에서 임단협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결의대회 마지막에 진행된 상징의식. '대경철콘협의회 규탄! 임단협 투쟁 승리!'라 적힌 현수막을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펼쳐보이고 있다.
결의대회 마지막에 진행된 상징의식. '대경철콘협의회 규탄! 임단협 투쟁 승리!'라 적힌 현수막을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펼쳐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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