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 참사의 진상규명을 바라는 유가족과 시민의 요구를 묵살한 윤석열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17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울려퍼졌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은 10.29 희생자를 상징하는 보라색 풍선 159개를 들고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종로, 을지로를 거쳐 정부서울청사 앞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유가족과 시민들의 요구를 묵살한 윤석열정권을 비판했다. 이들은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은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를 안전사회로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이라며 “집권여당인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이 특별법을 내친 것은 ‘근거도 명분도 없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오후 2시 서울광장 분향소를 출발한 보라풍선 159개는 서울 도심을 지나는 주위 시민들에게도 전달됐다. 행진에 참여한 유가족들은 시민들에게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보라색 풍선을 건네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풍선을 받고 행진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이들은 “시민 다수가 바래왔던 진상규명을 거부하고 국회의 권한을 제한한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반드시 국민적 심판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행진 도착지점인 정부서울청사에 다다라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윤석열정부 임기동안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 채상병 사망 등 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정부의 부재로 인해 발생했고 그 아픔의 크기는 말로 형언하지 못할 정도”라면서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녹화 방송된 신념대담회에서 단 한 마디의 위로도, 책임을 통감하는 메시지도., 재발방지를 위한 약속도 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일 방영된 KBS 신념대담에서 ‘어떤 대통령으로 남고 싶냐’는 앵커의 질문에 “어린이를 아낀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답한 바 있다. 이정민 운영위원장은 이를 두고 “적신호가 켜진 대한민국에 아껴줄 수 있는 어린이는 남지 않을 것”이라며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를 소개하며 가족을 잃고 슬퍼하는 국민은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는 것은 국민이 당신집에서 키우는 개만도 못한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이날 진행된 159개 보라풍선 행진은 엉망진창이 된 대한민국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놔야 하는 역사적 소명을 가슴에 새기기 위해 준비됐다. 이날 행진에는 엄미경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손지승 민주노총 대외협력국장 등 민주노총 조합원들도 함께 보라색 풍선을 들고 행진에 함께했다. 이들은 “참사를 외면하고 거부권을 남발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