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제정된 관광기본법···2022년 현실과 괴리
팬데믹 핑계로 부당해고 당하고, 호텔 밀실매각 기승
노동자 처우 개선없어 인력난 심각, 산업 기반 무너져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가 관광산업 실태조사와 관광기본법 개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국회 앞에서 진행하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가 관광산업 실태조사와 관광기본법 개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국회 앞에서 진행하고 있다.

"구조조정으로 거리로 내몰린 관광산업 노동자들이 복귀 못하니 현장은 인력난으로 허덕입니다. 기존 관광기본법은 이런 실정을 전혀 반영하지 못합니다." 

관광산업 종사 노동자들이 산업 육성, 종사자 처우 개선을 위해 윤석열 정부는 관광기본법을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19일 (화) 오전 10시 30분 국회 앞,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동조합(이하 관광레저노조)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관광레저노조는 전국 호텔, 골프장, 여행사, 렌터카, 리조트업체 등을 망라하는 산별 노조다. 팬데믹 기간 노골화된 관광산업 노동자 정리해고, 호텔 밀실매각 최전선에서 노동자 권익을 지키는 노조이기도 하다. 

관광레저노조는 기존 관광기본법은 1인당 국민소득 600달러였던 1975년 제정된 법으로 현재 대한민국 실정과 맞지 않음을 지적했다. 기존 관광기본법은 노동자를 보호하지 못하고 있으며, 노동자 감소로 서비스 질도 악화되는 악순환을 막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관광레저노조가 요구하는 기본법 개정의 골자는 ▲진흥 위주 아닌 지속가능한 관광 ▲ 관광사업과 종사자의 기본 실태 및 통계 조사, 종사자의 보호 육성에 관한 사항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지원하기 위한 민간위원회 구성으로 크게 세 가지다. 

최대근 관광레저노조 위원장이 실정에 맞지 않는 관광기본법이 노동자를 보호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최대근 관광레저노조 위원장이 실정에 맞지 않는 관광기본법이 노동자를 보호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최대근 관광레저노조 위원장 (서비스연맹 부위원장)은 "관광객들이 많이 돌아오고 있음에도 관광산업 종사자 수는 줄고 있다"며 종사자 처우 개선, 고용 안정을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문제 해결의 첫 단추가 될 관광산업 종사자에 대한 실태조사가 거의 전무한 수준이라며 현 실정에 맞는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주훈 알펜시아리조트노조 위원장이 구조적 모순이 노동자의 고통, 산업 침체를 불러오고 있음을 호소하고 있다.
김주훈 알펜시아리조트노조 위원장이 구조적 모순이 노동자의 고통, 산업 침체를 불러오고 있음을 호소하고 있다.

김주훈 알펜시아리조트노조 위원장은 "노동자들이 정리해고로 길거리에 나앉는데 희한하게도 인력난에 시달리는 업장이 많은 것은 구조적 모순"이라며 그 핵심 원인을 관광노동자 처우라고 짚었다. "20년째 임금 제자리걸음인 호텔 노동자, 아웃소싱 명목으로 직고용 회피, 지역 관광업계 인프라 부족으로 2030 청년 노동자에게 어떤 메리트도 없는 상태"라고 관광업계 전반의 부진을 성토했다. 노동자가 관광기본법 개정을 촉구하는 것은 구조적 문제를 방치하다 산업 기반 자체가 괴멸하는 위기를 막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허지희 관광레저노조 세종호텔 지부장이 세종호텔 내 부당해고에 맞서 끝까지 투쟁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허지희 관광레저노조 세종호텔 지부장이 세종호텔 내 부당해고에 맞서 끝까지 투쟁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허지희 관광레저노조 세종호텔 지부장은 세종호텔의 퇴사 종용, 민주노조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했다. 세종호텔은 민주노조 조합원만 집중 해고시키는 사유로 팬데믹 경영 위기를 들면서도 고용유지지원금조차 신청하지 않았다. 정리해고 회피를 위한 노력이라며 부동산 매매 광고를 냈으나, 실제 매매는 한 건도 이루어지지 않은 실정이다. 허지희 지부장은 "정리해고 회피 노력을 했다고 떠벌리는 회사나 그 쇼를 인정해주는 노동위원회나 한심하기는 매한가지"라고 비판하며, 세종호텔 해고자는 끝까지 투쟁해 반드시 현장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박영숙 관광레저노조 더케이호텔 지부장, 이제훈 관광레저노조 이크루즈 지부장의 기자회견문 낭독이 있었다. 기자회견문은 관광기본법 개정에 있어 특히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관광산업계 노동문제에 대해 정부가 모르쇠로 일관해 왔음을 비판하며, 유의미한 실태조사와 구체적 정책 도출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관광레저노조는 이후 꾸준히 확대하며 관광기본법 개정, 관광산업종사 노동자 고용 안정과 처우개선을 위해 투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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