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추념식 앞서 훼방 집회 시도한 우익단체들
서청, 유족과 시민반발에 하차도 못하고 철회
‘젖먹이까지 살해’ 제주민 학살주범 서북청년단

제주4·3 민간인 학살의 주범인 ‘서북청년단’을 계승하겠다는 수구단체 ‘재건 서북청년단(이하 재건 서청)’이 3일 희생자 추념식에 앞서 집회를 하기 위해 4·3평화공원을 찾았다가 철회했다. ⓒ 정종배 (전국협동조합노조 제주지역본부)
제주4·3 민간인 학살의 주범인 ‘서북청년단’을 계승하겠다는 수구단체 ‘재건 서북청년단(이하 재건 서청)’이 3일 희생자 추념식에 앞서 집회를 하기 위해 4·3평화공원을 찾았다가 철회했다. ⓒ 정종배 (전국협동조합노조 제주지역본부)

4·3희생자 추념식이 열리는 3일 오전, 제주4·3 민간인 학살의 주범인 ‘서북청년단’을 계승하겠다는 우익집단 ‘재건 서북청년단(이하 재건 서청)’이 추념식에 앞서 집회를 하기 위해 4·3평화공원을 찾았다가 민주노총 제주본부(본부장 임기환) 등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의 거센 공격에 차량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돌아가는 일이 발생했다. 

이른바 ‘제주 4·3사건(4·3민중항쟁)’은 국가 공권력과 미군정, 우익세력이 합세해 1947년부터 1954년까지 8년 가까이 제주도민 수 만 명을 학살한 사건이다. 4·3특별위원회는 이 기간동안 청년을 중심으로 결성된 우익단체 서북청년단(서북청년회)을 ‘무고한 민간인의 대량 학살을 자행한 주범’이라고 규정했다.

서북청년단이 대규모 양민 학살을 자행하고, 그 과정에서 ‘젖먹이’까지 살해하고 할아버지와 손자의 뺨을 서로 때리도록 강요하는 등 패륜적이고 반인륜적인 학살을 일삼았다는 사례들은 특위의 진상조사보고서 등에 기록된 사실이다. 

이같은 패륜적 단체의 정신을 계승한다고 주장하는 재건 서청은 이번 추념식을 앞두고 SNS를 통해 ‘4.3사건의 역사는 잘못됐다’며 이를 알리는 집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지역 민주노총, 전농 등 시민사회와 4·3유족회는 이 집회를 패륜행위로 규정하며, 4.3희생자를 폭도로 매도하는 이들의 극우적 행태를 저지하는 행동을 벌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제주4·3 민간인 학살의 주범인 ‘서북청년단’을 계승하겠다는 수구단체 ‘재건 서북청년단(이하 재건 서청)’이 3일 희생자 추념식에 앞서 집회를 하기 위해 4·3평화공원을 찾았다가 철회했다. ⓒ 정종배 (전국협동조합노조 제주지역본부)
제주4·3 민간인 학살의 주범인 ‘서북청년단’을 계승하겠다는 수구단체 ‘재건 서북청년단(이하 재건 서청)’이 3일 희생자 추념식에 앞서 집회를 하기 위해 4·3평화공원을 찾았다가 철회했다. ⓒ 정종배 (전국협동조합노조 제주지역본부)
서북청년단 회원이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유튜브 생중계를 하고 있다. ⓒ 정종배 (전국협동조합노조 제주지역본부)
서북청년단 회원이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유튜브 생중계를 하고 있다. ⓒ 정종배 (전국협동조합노조 제주지역본부)
제주4·3 민간인 학살의 주범인 ‘서북청년단’을 계승하겠다는 수구단체 ‘재건 서북청년단(이하 재건 서청)’이 3일 희생자 추념식에 앞서 집회를 하기 위해 4·3평화공원을 찾았다가 철회했다. 띠를 두른 유족들. ⓒ 정종배 (전국협동조합노조 제주지역본부)
제주4·3 민간인 학살의 주범인 ‘서북청년단’을 계승하겠다는 수구단체 ‘재건 서북청년단(이하 재건 서청)’이 3일 희생자 추념식에 앞서 집회를 하기 위해 4·3평화공원을 찾았다가 철회했다. 띠를 두른 유족들. ⓒ 정종배 (전국협동조합노조 제주지역본부)

3일 오전 7시 30분경, 재건 서북청년단이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 도착하자 서북청년단을 규탄하는 선전전을 진행하던 민주노총 제주본부 활동가들을 비롯한 시민들이 이들의 차량을 즉각 에워싸고 차문을 틀어막으며 저지했다. 

당초 재건 서청의 집회 참석 규모는 20여명으로 파악됐으나, 실제 현장에 참석한 인원은 3명에 그쳤다. 참석자들은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상황을 중계하고 학살자 서북청년단을 ‘선배님들’이라고 부르는 등 역사가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리 신고한 장소에서의 집회할 수 있는 자유가 침해받고 있다고도 했다. 

재건 서청은 경찰의 비호에도, 어제(2일) 4·3항쟁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 참석 차 제주를 찾은 민주노총 조합원 등을 비롯한 수십 명이 승합차를 둘러싸는 상황에서 재건 서청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인 채 한시간 가량 차량에 갇혀 있었다. 시민들은 재건 서청이 4·3평화공원에서 반동적 행사를 벌이려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분노를 표하면서 “서북청년단이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발을 들이냐”, “제주 4·3 학살 주범 서북청년단 물러가라”고 외쳤다. 결국 재건 서청은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평화공원을 떠났다. 이들이 계획한 집회와 피케팅 등의 행사는 실패로 돌아갔다. 

이날 평화공원에는 서북청년단 이외에도 우익단체 회원들이 방문해 4.3 희생자를 비난하기도 했다.  ⓒ 정종배 (전국협동조합노조 제주지역본부)
이날 평화공원에는 서북청년단 이외에도 우익단체 회원들이 방문해 4.3 희생자를 비난하기도 했다.  ⓒ 정종배 (전국협동조합노조 제주지역본부)
이날 평화공원에는 서북청년단 이외에도 우익단체 회원들이 방문해 4.3 희생자를 비난하기도 했다.  ⓒ 정종배 (전국협동조합노조 제주지역본부)
이날 평화공원에는 서북청년단 이외에도 우익단체 회원들이 방문해 4.3 희생자를 비난하기도 했다.  ⓒ 정종배 (전국협동조합노조 제주지역본부)

재건 서청 이외에도 이날 평화공원에는 4·3희생자를 폭도라고 비난하는 극우단체 세력들이 있었다. 시민들에게 둘러싸인 이들 극우단체는 괴성을 지르면서 4·3희생자를 비난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지난 날의 사실과 아픔이 채 다 복원되거나 회복되지 않은 채, 극우단체의 망동을 목도한 유족들의 가슴에는 또 하나의 상처가 남겨졌다. 그러나 유족들은 분한 마음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이에 머물지 않고 직접 극우단체들과 맞서며 싸우는 모습을 보였다.  

1947년으로부터 76년이 지난 시점이지만, 이른바 ‘제주4.3사건’의 의미를 되찾고, 정명(正名)하는 과정은 이제 겨우 시작됐다. 민주노총은 4·3 사건을 4·3민중항쟁이라고 이름 붙였다. 자주통일의 독립국가를 염원하는 민중들이 미군정 등 패권 세력에 항거하며 투쟁한 민중의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편, 10시부터 진행된 추념식에는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장기간 국가적 폭력으로 인해 장기간 학살된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이 사건을 세계적 기록과 기록으로 남기겠다고 약속했다. 당선 이후 ‘희생자들과 유족들이 이전 정권과는 완전히 다른 대우를 받게 될 것’이라고 약속한 윤석열 대통령은 모습을 비치지 않았다.  

이 사건의 희생자 수는 3만 명에서 8만명으로 추산된다. 2023년 3월 기준 공식적으로 확인된 희생자는 총 14,738명이고 유족은 94,143명이다. 이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제주4·3 민간인 학살의 주범인 ‘서북청년단’을 계승하겠다는 수구단체 ‘재건 서북청년단(이하 재건 서청)’이 3일 희생자 추념식에 앞서 집회를 하기 위해 4·3평화공원을 찾았다가 철회했다. ⓒ 정종배 (전국협동조합노조 제주지역본부)
제주4·3 민간인 학살의 주범인 ‘서북청년단’을 계승하겠다는 수구단체 ‘재건 서북청년단(이하 재건 서청)’이 3일 희생자 추념식에 앞서 집회를 하기 위해 4·3평화공원을 찾았다가 철회했다. ⓒ 정종배 (전국협동조합노조 제주지역본부)
제주4·3 민간인 학살의 주범인 ‘서북청년단’을 계승하겠다는 수구단체 ‘재건 서북청년단(이하 재건 서청)’이 3일 희생자 추념식에 앞서 집회를 하기 위해 4·3평화공원을 찾았다가 철회했다. ⓒ 정종배 (전국협동조합노조 제주지역본부)
제주4·3 민간인 학살의 주범인 ‘서북청년단’을 계승하겠다는 수구단체 ‘재건 서북청년단(이하 재건 서청)’이 3일 희생자 추념식에 앞서 집회를 하기 위해 4·3평화공원을 찾았다가 철회했다. ⓒ 정종배 (전국협동조합노조 제주지역본부)
제주4·3 민간인 학살의 주범인 ‘서북청년단’을 계승하겠다는 수구단체 ‘재건 서북청년단(이하 재건 서청)’이 3일 희생자 추념식에 앞서 집회를 하기 위해 4·3평화공원을 찾았다가 철회했다. ⓒ 박한솔 기자
제주4·3 민간인 학살의 주범인 ‘서북청년단’을 계승하겠다는 수구단체 ‘재건 서북청년단(이하 재건 서청)’이 3일 희생자 추념식에 앞서 집회를 하기 위해 4·3평화공원을 찾았다가 철회했다. ⓒ 박한솔 기자
제주4·3 민간인 학살의 주범인 ‘서북청년단’을 계승하겠다는 수구단체 ‘재건 서북청년단(이하 재건 서청)’이 3일 희생자 추념식에 앞서 집회를 하기 위해 4·3평화공원을 찾았다가 철회했다. ⓒ 정종배 (전국협동조합노조 제주지역본부)
제주4·3 민간인 학살의 주범인 ‘서북청년단’을 계승하겠다는 수구단체 ‘재건 서북청년단(이하 재건 서청)’이 3일 희생자 추념식에 앞서 집회를 하기 위해 4·3평화공원을 찾았다가 철회했다. ⓒ 정종배 (전국협동조합노조 제주지역본부)

 

제주4·3 민간인 학살의 주범인 ‘서북청년단’을 계승하겠다는 수구단체 ‘재건 서북청년단(이하 재건 서청)’이 3일 희생자 추념식에 앞서 집회를 하기 위해 4·3평화공원을 찾았다가 철회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 양성주 부회장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 정종배 (전국협동조합노조 제주지역본부)
제주4·3 민간인 학살의 주범인 ‘서북청년단’을 계승하겠다는 수구단체 ‘재건 서북청년단(이하 재건 서청)’이 3일 희생자 추념식에 앞서 집회를 하기 위해 4·3평화공원을 찾았다가 철회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 양성주 부회장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 정종배 (전국협동조합노조 제주지역본부)
4.3 평화공원을 찾은 분향객. ⓒ 정종배 (전국협동조합노조 제주지역본부)
4.3 평화공원을 찾은 분향객. ⓒ 정종배 (전국협동조합노조 제주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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