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민중항쟁 75주년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 제주서 열려
민주노총, “제주 4·3사건의 진정한 이름은 ‘4·3민중항쟁’”
제주본부, 내일(3일) 극우단체 ‘서북청년단 저지행동’ 전개
"탄압이면 항쟁이다, 앉아서 죽느니 일어서 싸우자" 결의

4·3민중항쟁 75주년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가 2일 오전 10시 제주시청 정문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를 통해 76년전 시작된 4·3민중항쟁의 역사와 2023년의 정세는 계속해서 연결됐다. ⓒ 노동과세계 공동사진취재단
4·3민중항쟁 75주년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가 2일 오전 10시 제주시청 정문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를 통해 76년전 시작된 4·3민중항쟁의 역사와 2023년의 정세는 계속해서 연결됐다. ⓒ 노동과세계 공동사진취재단

‘다시 4월, 다시 항쟁.’ 75년전 제국의 지배를 벗어나 자주적인 평등세상을 열망했던 제주 민중의 항쟁 정신을 기리기 위해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제주에 모였다. 민주노총 조합원은 5월 총궐기와 7월 총파업 투쟁을 통해 75년전 학살과 탄압에도 항쟁의 길로 나선 제주 민중의 뒤를 잇겠다고 했다. 

4·3제주민중항쟁 75주년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가 2일 오전 10시 제주시청 정문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를 통해 76년전 시작된 4·3민중항쟁의 역사와 2023년의 정세는 계속해서 연결됐다. 

2500명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투쟁 결의문을 통해 “거리에는 4·3을 폄훼하는 현수막이 나부끼고, 극우 파시즘의 깃발이 흔들린다. 노동의 권리를 지켜오던 노동조합이 하루아침에 거대 사회악으로 매도되고, 제주 제2공항 강행으로 생명과 평화는 위협받는다”며 “관 속에 있어야 할 국가정보원과 검찰독재는 이때다 싶어 공안탄압의 칼춤을 춘다. 피해국가 한국이 일본에 강제동원 합의를 구걸하는 게 국익외교로 둔갑하는 기막힌 세상”이라고 정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5월 총궐기 투쟁 7월 총파업 투쟁이야말로 숨통을 조여오는 공세 속에 우리가 가야할 길이다. 우리의 실천과 투쟁으로 항쟁정신이 시퍼렇게 살아있음을 선언하고 윤석열 정권 심판을 결의한다”고 전했다. 이들 투쟁의 주요 요구는 최저임금 인상, 노조법2·3조개정, 5인미만 사업장 차별철폐, 사회공공성 국가책임 강화 등이다.  

4·3민중항쟁 75주년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가 2일 오전 10시 제주시청 정문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를 통해 76년전 시작된 4·3민중항쟁의 역사와 2023년의 정세는 계속해서 연결됐다. ⓒ 노동과세계 공동사진취재단
4·3민중항쟁 75주년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가 2일 오전 10시 제주시청 정문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를 통해 76년전 시작된 4·3민중항쟁의 역사와 2023년의 정세는 계속해서 연결됐다. ⓒ 노동과세계 공동사진취재단

임기환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은 “‘국가는 없었다. 이게 나라냐’고 한다. 이태원 참사를 목도한 시민들의 탄식이 아니더라도, 노동탄압에 한가운데 서 있는 화물연대와 건설노조의 분노가 아니더라도, 1945년 한반도 이남 지역에 미군정이 들어선 이래 노동자와 민중을 위한 나라는 단 한 순간도 없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4·3항쟁이 시작된 1947년과 2023년 현재가 달라 보이지 않는다. 76년이 지난 지금, 노동탄압 공안통치 반민생 폭주를 거듭하는 윤석열 정권과, 친일지주 그리고 친일자본가를 통해 민중을 억압한 미군정이 무엇이 다르다 하겠나. 민중이 주인 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민중 스스로를 조직한 자치정부를 불법화하고 탄압한 미군정의 행태와 국민의 결정을 부정한 채 오직 자본의 이익과 군사적 목적에 따라 제2공항을 강행하는 윤석열 정권의 행태가 무엇이 다르다 하겠나”라고 되물으며 “4·3은 과거의 역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더해 “120만 민주노총의 5월 총궐기 7월 총파업의 결의로 되살아나고 있다. ‘탄압이면 항쟁이다, 앉아서 죽느니 일어서서 싸우자’며 민중의 편에서 한 치 물러섬 없이 한라산으로 들어간 노동자의 결기어린 각오가 윤석열 정권과 체제에 맞선 민주노총의 투쟁 의지로 되살아나고 있다”고 전하면서 “절멸에 가까운 학살과 죽임을 당한 민중들의 비록 몸은 죽었으나 항쟁정신은 살아있다. 동지들의 가슴에, 민주노총 총파업 깃발에 항쟁 정신은 살아있다”며 “동지 여러분, 주저하지 말고 윤석열 정권과 불평등 체제에 맞서 4·3항쟁의 정신과 결기로 주저함 없이 단결하고 투쟁하자”고 외쳤다. 

4·3민중항쟁 75주년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가 2일 오전 10시 제주시청 정문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를 통해 76년전 시작된 4·3민중항쟁의 역사와 2023년의 정세는 계속해서 연결됐다. ⓒ 노동과세계 공동사진취재단
4·3민중항쟁 75주년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가 2일 오전 10시 제주시청 정문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를 통해 76년전 시작된 4·3민중항쟁의 역사와 2023년의 정세는 계속해서 연결됐다. ⓒ 노동과세계 공동사진취재단
4·3민중항쟁 75주년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가 2일 오전 10시 제주시청 정문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를 통해 76년전 시작된 4·3민중항쟁의 역사와 2023년의 정세는 계속해서 연결됐다. ⓒ 노동과세계 공동사진취재단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75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제주의 항쟁은 진행중이다. 2023년 지금 서북청년단은 부활을 기도하고 있고, 제주교도소에 진보정당 활동가, 농민 활동가, 민주노총 간부가 구속된 상태다. 제2공항으로 군사기지화를 꿈꾸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제주민들이 위기에 놓일 처지”라며 “이게 우리 민주노총이 항쟁정신을 기억하고 실천해야 할 이유다. 윤석열은 민주노총을 해제하겠다고 노골적으로 선전포고 한다. 탄압에는 항쟁으로 맞섰던 제주 민중의 투쟁정신을 이어 총파업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 이제는 항쟁의 시간”이라고 전했다. 

이어 양 위원장은 “5월 총궐기, 7월총파업으로 전국적 항쟁을 조직하자. 반민중민주 폭압정권 폭주 막아내고, 민중 세상의 나라를 다시세우자 75년간 투쟁해온 힘을 다시 한번 폭발시키는 23년 만들어가자 동지들과 민주노총이 선봉에서 싸워나가자”고 외쳤다.

대회 무대에는 김경훈 시인의 시낭송, 산오락회와 몸짓패 ‘선언’의 문화공연이 올랐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의 양성주 부회장의 연대발언이 있었다. 본대회 전에는 10.29이태원참사 유족들의 호소가 발언으로 나왔다. 

장옥기 건설산업연맹 위원장은 “자주적인 독립국가를 건설하려 했던 3.10총파업처럼 거대한 민중의 봉화를 올리자”는 투쟁발언 했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도 “4·3민중항쟁이라는 민중 자주독립 그리고 평등세상을 향한 잠들지 않는 투쟁을 떠올리며 윤석열 심판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본대회를 마친 이들은 3.1절 발포사건의 장소인 관덕정까지 행진한 후 김은형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의 발언으로 집회를 마무리했다.  

4·3민중항쟁 75주년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가 2일 오전 10시 제주시청 정문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를 통해 76년전 시작된 4·3민중항쟁의 역사와 2023년의 정세는 계속해서 연결됐다. ⓒ 노동과세계 공동사진취재단
4·3민중항쟁 75주년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가 2일 오전 10시 제주시청 정문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를 통해 76년전 시작된 4·3민중항쟁의 역사와 2023년의 정세는 계속해서 연결됐다. ⓒ 노동과세계 공동사진취재단

4·3 민중항쟁은 1947년 '3·1절 발포사건'을 시작으로 1954년까지 7년 7개월에 걸쳐 자행된 제주도민 학살사건을 일컫는다. 오랜기간 4.3이라는 명칭은 1948년 4월 3일, 남한정부의 단독선거를 반대하는 인민유격대가 경찰지서를 습격한 사건에서 유래했다. 

'3·1절 발포사건'은 1947년 3월 1일 관덕정에서 열린 좌파 진영의 제주 민주주의민족전선 집회에서 경찰이 민중 6명을 사살한 사건이다. 발포사건 이후 3.1절 대책위원회는 미군정에 보내는 6개 항의 요구를 발표, 3월 10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 파업은 제주도 전체 직장의 95%이상이 참여한 대규모 관·민파업으로 기록된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이를 ‘미군정과 분단 세력의 학살과 탄압으로부터 도민의 생명을 지켜내고 민주 평등의 통일국가를 세우기 위한 노동자 민중의 대투쟁’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제주4·3, 4·3사건 등 여전히 여러 명칭으로 불리는 이 사건에 대해 민주노총은 새 시대를 염원했던 제주의 노동자-민중들의 저항정신이 담긴 사건이자, 국가폭력에 의해 장기간 벌어진 민간인 학살사건이라는 점에서 ‘4·3민중항쟁’으로 정명(正名)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해 완전한 해결을 위해 미국의 집단학살과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공식사과,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한편, 민주노총 제주본부와 시민사회단체는 4·3 추념식 당일인 내일(3일), 4·3 학살주범인 서북청년단의 이름을 딴 극우단체가 집회를 예고함에 따라 이들의 집회를 저지하기 위한 행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4·3 추모 분위기를 망치고 4·3희생자를 폭도로 매도하는 패륜적 행위를 저지하겠다”며 오는 3일 오전 8시 4·3평화공원 주차장과 오후 4시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학살자 서북청년단은 제주를 떠나라!-서북청년단 규탄 및 저지 행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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