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민주노총 건설노조 기자회견 열고 양 모 조합원 분신에 대한 입장 밝혀
양 모 조합원 끝내 숨져 … 평소 ‘정당한 노조 활동 공갈범 취급 억울하다’고 말해와
건설노조, 오는 4일 확대간부 상경투쟁 시작으로 총력투쟁에 나설 것

2일,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분신 시도를 한 양 모 조합원이 입원한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우리 동지는 착하디 착한 사람이고, 남들에게 잘 부탁할 줄도 모르는 사람, 아쉬운 소리 못하는 사람이었다. 건설노조 간부 역할을 맡으면서 자기 것 지지리도 못 챙기면서, 조합원에게는 일자리 없다며 힘들다는 소리 들으면서도 자랑스러운 민주노총이라 하고 다니던 사람이었다.”

건설노조 탄압을 규탄하며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인 건설노동자가 끝내 숨을 거두었다. 세계노동절 133주년을 맞이한 지난 1일, 강원도 강릉에서 강원건설지부 양 모 지대장이 분신을 시도했다. 양 지대장은 많은 이들의 쾌유 기원에도 불구하고 하루가 지난 2일 오후 1시 9분경, 끝내 영면에 들었다.

이에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위원장 장옥기)은 2일 오전 11시, 양 지대장이 입원해있던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노조 탄압을 규탄하고 향후 투쟁 계획을 발표했다.

기자회견의 여는 발언에는 장옥기 민주노총 건설노조 위원장이 나섰다. 장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은 공권력을 동원해서 건설노동자들을 압수수색, 구속하고 있고 건설자본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해고하면서 생존권을 말살하고 있다”라며 정부와 건설사가 한 몸이 되어 노조 탄압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건설노조는 올해 2월 대의원대회를 통해 이미 총파업을 결의했다”라며 “탄압에 우리 노동자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건설노조가 앞장서서 싸우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노가다라고 천대받던 우리 건설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면서 이제야 몇십 년 동안 괄시받던 건설사와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이 민주노총 건설노조를 양아치, 조폭 같이 취급하면서 국민들로부터 지탄받게 만들었다.” 이어서 발언에 나선 강한수 건설노조 수석부위원장(토목건축분과위원장 겸임)이 목소리를 높였다. 강 부위원장은 경찰에 대해서도 “임금 체불됐을 때 임금 좀 받아달라고 하면 현장에 있다가도 도망가는 것이 경찰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7~8개월 동안 교섭해서 맺은 임단협도 협박이고 강요라고 한다”라며 건설 현장과 노사관계의 특성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무리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옥기 민주노총 건설노조 위원장/ 2일,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분신 시도를 한 양 모 조합원이 입원한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강한수 민주노총 건설노조 수석부위원장(토목건축분과위원장 겸임)/ 2일,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분신 시도를 한 양 모 조합원이 입원한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해외의 건설노동자로부터 지지와 연대의 메시지도 있었다. 기자회견 자리에 함께 참석한 엠벳 유손 국제건설목공노동조합연맹 사무총장은 “건설노동자에 대한 탄압은 국제노동기본협약 87호와 98호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며 “6월에 예정된 국제노동기구(ILO) 전체 회의에 이번 사건을 의제로 올려서 다룰 것”이라 밝혔다.

양 지대장과 같은 지역에서 동고동락하며 지냈던 조합원의 발언도 이어졌다. 김현웅 강원건설지부 사무국장은 “몸에 불을 당기면서도 억울하다, 억울하다고 계속 이야기했다”라며 “(영장에 적시된) 공갈이라는 글자만이라도 빠졌으면 좋겠다. 정당하게 노동조합으로 교섭 요구하고 안전을 위해 현장의 불법행위를 없애자고 얘기한 것을 공갈범으로 몰아가나라고 얘기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식들에게는 당당한 아버지, 조합원들에게 당당한 간부, 그 프라이드로 살고 있었는데 (검경이) 우리를 불법으로, 악마로 몰아가며 그 프라이드를 죽였다”라고 눈물지으며 호소했다.

이어 김 사무국장은 “우리 지부 1천 명 중 출근하는 사람이 400명도 안 된다. 6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생계가 나락으로 치닫고, 일상적인 죽음이 우리 앞에 있다”라며 과도한 노조 탄압으로 건설노동자들의 생계가 위험에 처했다고 호소하면서 “양 지대장의 뜻을 이어받아 탄압에 열 올리는 윤석열 정부 끝장낼 때까지 투쟁하겠다”라고 말했다.

엠벳 유손 국제건설목공노동조합연맹 사무총장/ 2일,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분신 시도를 한 양 모 조합원이 입원한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현웅 강원건설지부 사무국장/ 2일,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분신 시도를 한 양 모 조합원이 입원한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편, 민주노총 건설노조에 따르면 검경에 의한 강압수사는 올해 1월부터 13차례의 압수수색, 15명의 구속자, 950여 명의 조합원 소환조사로 이어졌다. 이 모든 수사는 ‘건설현장의 불법행위를 없애겠다’는 명목 아래 진행됐지만 불법다단계하도급, 안전수칙 위반 등 건설업계의 불법행위에 대한 조사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이에 대해 건설노조는 기자회견 보도자료를 통해 “건설현장의 불법은 노조를 때려잡는다고 해결될 수 없다. 오히려 노조가 있기에 그나마 조금은 나아진 건설현장이 지금의 모습”이라고 밝혔다. 또한 “불법행위의 모든 책임을 노동조합에게만 묻고 있다. 이러한 정부와 경찰의 무리한 강압수사가 결국 억울함을 호소하는 건설노동자가 스스로 몸을 내던지는 사태까지 불러오게 된 것”이라며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을 강력히 규탄했다.

한편,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지난 1일 밤 진행된 긴급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통해 총력 투쟁 을 진행할 것을 결정했다. 이에 오는 4일 용산에서 전국 긴급 확대간부 상경투쟁을 시작으로 5월 중 총력투쟁을 연이어 진행해나갈 것이라 밝혔다.

2일,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분신 시도를 한 양 모 조합원이 입원한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2일,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분신 시도를 한 양 모 조합원이 입원한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2일,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분신 시도를 한 양 모 조합원이 입원한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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