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노조, 4일 발인 진행하지 않은 상태로 장례절차 계속 논의
15년 건설노동자 자부심, 윤석열 ‘건폭’ 한 마디에 무너져
멈추지 않는 노조탄압, 추가 구속자 발생과 압수수색 진행

존경하고 사랑하는 동지 여러분,
저는 자랑스런 민주노총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 양00입니다.
동지분들은 힘들고 가열찬 투쟁을 하시는데 저는 편한 선택을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항상 동지분들 옆에서 힘찬 팔뚝질과 강한 투쟁의 목소리를 높이겠습니다.
꼭 승리 하여야만 합니다.
윤석열의 검찰 독재 정치, 노동자를 자기 앞길에 걸림돌로 생각하는 못된놈 꼭 퇴진 시키고,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꼭 만들어 주세요.
동지여러분 사랑합니다 투쟁!
강원건설 3지대장 양00올림.

양00 지대장이 노동조합에 남기는 글
양00 지대장이 노동조합에 남기는 글

133주년 노동절인 2023년 5월 1일 아침, 윤석열 대통령의 민주노총 건설노조 탄압에 항거하며 분신해 운명한 건설노조 강원지역 간부가 노동조합에 남기는 글이 공개됐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양 지대장은 분신직전 조합원 온라인 소통방에 올린 유서 외에 총 3개의 자필 유서를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양 지대장은 분신직전 3개의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의 몸에 불을 붙였고, 현장 정리 과정에서 강릉경찰서에서 유서를 확보해 보관하고 있던 것을 2일 오후 7시 경, 유가족이 인수받았다.

가족, 노동조합, 원내 4개 야당(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앞으로 된 총 3개의 유서다. 건설노조는 유가족과 함께 유서를 열어 노동조합 앞으로 작성된 유서를 확인했고, 이를 유가족의 동의를 얻어 전체 내용을 공개했다.

유가족·노동조합, 4일 발인 진행하지 않은 상태로 장례절차 계속 논의
유가족은 노동조합에 고인이 남긴 유서가 추가로 나옴에 따라 4일 발인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상태로 장례절차를 노동조합과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고 건설노조는 밝혔다. 이후 진행될 장례절차와 관련해서는 유가족과 노동조합이 최종적으로 논의를 마친 후에 공개하기로 할 예정이다. 또한, 고인이 남긴 원내 4개 야당 앞으로 된 유서는 3일 오전 10시경, 각 당 관계자가 함께 모인 자리에서 내용을 확인했고, 유가족의 동의하에 각 정당이 공개여부를 결정한 상황이다.

15년 건설노동자 자부심, 윤석열 ‘건폭’ 한 마디에 무너져
고인은 약 15년의 세월을 건설현장에서 철근공으로 살아왔다. 그러면서 건설현장의 부조리함을 몸소 느꼈고,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알게되어 건설노조의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건설현장에서 노동조합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자부심 하나로 열의 넘치게 활동했다. 그런 고인에게 윤석열 대통령의 ‘건폭’ 발언은 모든 것을 무너뜨렸다고 건설노조는 설명했다.

더해 “윤석열 정권의 무자비한 노조탄압은, 공갈갈취범으로 매도되는 탄압은 스스로가 건설노동자로 살아오고 노동조합 간부로 활동해 온 지난 세월을 한순간에 부정당한 것과 같았을 것”이라며 “누구도 신경써주지 않았던 무법천지의 건설현장을 바꾸고자 노동조합으로 와서 활동해왔는데, 윤석열 정권에 의해 한순간에 건설현장을 무법천지로 만드는 폭력배가 된 상황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멈추지 않는 노조탄압, 추가 구속자 발생과 압수수색 진행
고인이 운명한 후, 대통령실은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같은날, 경남 창원에서는 건설노조 간부 1명이 또다시 구속돼 구속자가 16명으로 늘었고, 3일에는 경기도건설지부 용인지대가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여전히 윤석열 정권은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을 멈추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건설노조는 “대통령실이 내놓은 입장에는 진심이 담겨있지 않다. 양 지대장이 산화한 이후에도 이어지는 노조탄압의 양성은 그 이전과 다를 것이 없다. 이같은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자비한 건설노조 탄압부터 중단하고, 건설노동자의 안정된 고용을 위한 대책마련과 건설현장에서 건설사에 의해 벌어지고 있는 불법행위부터 근절시켜야 한다. 그것이 이번과 같은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지난 1일, 긴급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통해 오는 4일 용산에서 전국 확대간부 상경투쟁에 나설 것을 결정한 바에 따라 고인이 노동조합에 남긴 마지막 유지를 이어나가고 고인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윤석열 정권을 향해 모든 역량을 쏟아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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