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총장 중재로 1박 2일간 집중교섭하여 중재안 마련

조합원 의견수렴 거쳐 잠정합의 ... 8월 2일부터 정상 근무

지난 7월 13일부터 20일간 파업을 진행해 온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지부장 문미철)가 8월 1일 노사가 임단협 교섭을 합의하고 파업을 종료했다. 지부는 조합원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대의원회의를 열어 부산대 총장이 주재 아래 마련한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지부는 20일간 계속된 파업을 종료하고 8월 2일부터 업무에 복귀한다.

부산대병원 노사는 차정인 부산대병원 이사장 겸 부산대학교 총장의 중재로 7월 31일 오후 6시 30분부터 8월 1일 오전 1시까지 마라톤 협상을 벌였다. 남은 쟁점에 대해 8월 1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연속 협상을 벌였다. 이 협상을 통해 주요 쟁점사항인 ▲불법의료 근절과 안전한 병원 만들기 ▲인력 확충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임금인상 등에 대한 중재안이 마련됐다.

부산대병원지부는 7월 25일 부산역 광장에서 3천여명의 조합원과 함께 불법의료 증언대회를 열었다@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는 7월 25일 부산역 광장에서 3천여명의 조합원과 함께 불법의료 증언대회를 열었다@보건의료노조

 

이후 지부는 중재안을 바탕으로 오후 5시부터 조합원 의견 수렴과 대의원 논의를 거쳐 ‘2023년 임단협 교섭 잠정합의’를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지난 7월 13일 시작된 부산대병원지부 파업은 20일만에 극적으로 타결, 마무리됐다.

주요 타결 내용은 노동조합이 요구한 불법의료 근절과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에서 의미있는 내용이 담겼다. 주요 내용으로는 ▲의사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한 대리처방 금지, 환자 신체부위를 비롯한 개인정보 전송 요청 금지 등 불법의료 근절을 위한 조치 ▲병동별·중환자실 간호인력 84명 충원 ▲부서별 부족인력 168명 충원을 위한 기재부 승인을 추진하기로 했다.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관련하여 ▲시설 용역직 171명 2024년 3월 1일 직접고용 ▲보안, 미화, 주차 용역직 330명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 및 타 국립대병원 동일 직군 평균 이상의 처우를 보장하기로 했다. 임금 부분에서는 ▲임금 총액 1.7% 인상 ▲식대 2만원 인상(1월부터 소급) ▲자동승진제 개선 ▲야간간호료 90%를 야간근무자에게 직접 지급 ▲만 40세 이상 위암·대장내시경 검사시 격년으로 1일의 유급건강검진휴가 보장 등이다.

부산대병원지부는 7월 25일 부산역 광장에서 3천여명의 조합원과 함께 불법의료 증언대회를 열었다@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는 7월 25일 부산역 광장에서 3천여명의 조합원과 함께 불법의료 증언대회를 열었다@보건의료노조

 

특히 타결 내용 중 불법의료 근절과 관련해 의사 아이디와 비빌번호를 이용한 대리처방 금지, 환자 신체부위를 비롯한 개인정보 전송 요청 금지, 구두처방 범위 명확화 등 구체적인 조치를 마련한 것과, 준법의료위원회를 설치하여 업무범위 명확화, 중대한 불법의료 발생시 인사위원회 회부, 재발 방지, 행위자 교육 등의 병원내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한 것은 의료기관에 만연해 있는 불법의료를 근절하기 위한 실효성있는 첫 합의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시설 용역직 171명을 직접고용하기로 한 합의는 부산대병원에서 처음으로 용역직의 직접고용 전환에 물꼬를 튼 합의다. 병원측은 교섭 처음부터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요구를 빼지 않으면 교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했고, 파업 기간 동안에는 파업 종료 후에 논의하자면서 파업을 장기화로 내몰았다. 비록 보안, 미화, 주차 용역직 330명에 대한 직접고용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정규직노조 조합원들이 20일간의 완강한 파업투쟁으로 시설 용역직 171명의 직접고용 합의를 이끌어 냈다. 이로서 직접고용 전환의 발판이 마련됐다. 노조측은 올해 교섭에서 직접고용에 합의하지 못한 보안(65명), 미화(231명), 주차(34명) 등 부산대병원 330명 용역직의 직접고용을 완료하기 위한 투쟁을 계속해나갈 것이다.

부산대병원지부는 7월 25일 부산역 광장에서 3천여명의 조합원과 함께 불법의료 증언대회를 열었다@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는 7월 25일 부산역 광장에서 3천여명의 조합원과 함께 불법의료 증언대회를 열었다@보건의료노조

 

한편, 이번 타결 내용에는 긴급 암환자 병상 120병상 운영, 항암주사실 70% 운영, 부산대병원 외상병상 30병상 운영 등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중증 암환자와 긴급 외상환자 치료를 위한 필수유지업무를 운영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합의는 그동안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업무인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에 필수인력을 배치해온 것에 더해 중증 암환자와 긴급 외상환자 치료 과정에 발생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조측의 결단에 따른 것이다.

또한, 노사 양측은 2023년 임단협교섭 과정에서의 쟁의행위와 파업을 이유로 한 인사상 불이익 조치를 금지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합의하는 한편, 조속한 진료 정상화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보건의료노조 중앙위원들이 7월 31일 파업 19일째를 맞는 부산대병원지부 파업현장을 방문했다@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 중앙위원들이 7월 31일 파업 19일째를 맞는 부산대병원지부 파업현장을 방문했다@보건의료노조

 

노조측은 임단협교섭이 타결됨에 따라 8월 2일부터 정상근무한다는 조합원 복귀지침을 발표했다. 이로써 부산대병원은 8월 2일부터 정상 운영될 예정이다.

부산대병원지부는 조합원이 4,204명으로 보건의료노조에서 가장 큰 지부이며, 부산, 경남지역의 중추적 공공병원이다. 지부는 인력 충원과 불법의료 근절, 비정규직 정규직화라는 요구를 내걸고 파업을 진행했다. 특히 불법의료 증언대회 등을 통해 대학병원에 만연해 있는 불법의료 실상과 문제점을 드러냄으로써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20일간의 파업을 마무리하면서 노조측은 “장기파업에 따른 진료 중단으로 환자와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필수·공공의료서비스와 중증환자 치료에 차질이 빚어진 데 대해 환자와 시민들에게 죄송하다”며 “빠른 진료 정상화와 최상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국립대병원인 부산대병원을 불법의료가 없고, 환자가 안전한 병원으로 만들기 위한 파업투쟁을 격려하고 지지해주신 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며 “환자와 시민들에게 신뢰받는 병원, 환자와 시민들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을 만들어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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