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승계 쟁취 고공농성 사수 연대문화제 현장발언
금속노조, “공권력 강경진입시 긴급결집지침 내린다”

‘한국옵티칼 고용승계 쟁취! 고공농성 사수 전국노동자 연대문화제’ 사진=금속노조
‘한국옵티칼 고용승계 쟁취! 고공농성 사수 전국노동자 연대문화제’ 사진=금속노조

2024년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의 고용승계 투쟁은 두 여성 노동자의 고공농성으로 시작됐다. 지회가 '고공농성 바리케이드'를 치자 연대자들이 구미로 모여들고 있다. 

고용승계를 촉구하며 투쟁중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의 박정혜 수석부지회장, 소현숙 조직2부장이 지난 1월 8일 새벽, 구미 4공단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출하장건물 옥상 고공농성에 들어간 것이다.

구미에 위치해 LCD 편광필름을 생산하던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지난 2022년 10월 화재를 이유로 법인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이에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조합원들이 노동자의 동의 없이 진행되는 폐업과 희망퇴직을 거부하자, 사측은 이들을 해고했다.

‘한국옵티칼 고용승계 쟁취! 고공농성 사수 전국노동자 연대문화제’ 사진=금속노조

지회는 공장 현장을 사수하며 해고 거부와 고용승계를 위한 투쟁을 시작했다. 지회의 요구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구미)의 ‘쌍둥이회사’인 한국니토옵티칼(평택)로의 고용승계다. 그러나 이 둘을 자회사로 둔 니토덴코는 구미공장과 평택공장의 법인이 다르다는 이유로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두 조합원이 고공농성에 돌입하면서 지회는 이번 고공농성을 ‘해고거부와 고용승계 쟁취를 위한 바리케이드’라고 선언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들은 니토의 고용승계가 없이는 땅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사측은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 유지 노력은 뒤로한 채, 구미시와 경찰과 함께 공장 철거를 수차례 시도하며 위험한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이밖에도 사측은 지회 조합원의 집에 가압류를 걸었다. 노동조합 사무실의 물을 끊고(단수), 단전도 여러 차례 시도한 바 있다. 또한 지난 1월 10일 대구지방법원이 사측의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면서 철거 강행에 힘을 싣는 판결을 내려, 또다시 공권력과의 대치가 벌어질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한국옵티칼 고용승계 쟁취! 고공농성 사수 전국노동자 연대문화제’ 사진=금속노조
‘한국옵티칼 고용승계 쟁취! 고공농성 사수 전국노동자 연대문화제’ 사진=금속노조
‘한국옵티칼 고용승계 쟁취! 고공농성 사수 전국노동자 연대문화제’ 사진=금속노조
‘한국옵티칼 고용승계 쟁취! 고공농성 사수 전국노동자 연대문화제’ 사진=금속노조

이같은 상황을 폭로하고 조합원들의 고용승계를 더 높은 수위로 촉구하기 위한 고공농성자들의 절박한 호소가 나오자, 연대자들이 구미로 모여들었다. 13일 오후 5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서 열린 ‘한국옵티칼 고용승계 쟁취! 고공농성 사수 전국노동자 연대문화제’는 150여명의 참석 속에서 이뤄졌다. 문화무대에는 변진한 한국지엠지부 문화쟁의부장, 가수 정진석, 최도은과 박경화밴드가 올랐다. 이열균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조합원도 노래했다.

고공농성중인 박정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이 전화연결로 발언했다. 박 수석은 “추운 날씨에 고공농성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와 주신 동지 여러분 감사드린다. 아직까지는 아픈 곳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안부를 전한 뒤 “모두 다 아시다시피 공장 철거 승인과 철거 공사 방해 금지 가처분 판결이 났다. 너무 화가난다 노동자의 삶은 고려하지 않는결정에 정말 내가 죽든 너가 죽든 끝까지 싸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측은 평택공장에서 같은 니토라는 간판을 달고 있지만 법인이 틀려서 안된다는 소리만 하고 있다. 꼭 승리해서 너희들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KEC지회 김진아 동지가 나무 그림을 그려주면서 ‘밑에 계신 연대 동지들이 뿌리고, 우리는 위에 있는 나무’라고 했다. 뿌리가 단단하면 나무는 쓰러지지 않는다. 여기 오신 분들 단단단한 뿌리가 돼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한국옵티칼 고용승계 쟁취! 고공농성 사수 전국노동자 연대문화제’ 사진=금속노조
‘한국옵티칼 고용승계 쟁취! 고공농성 사수 전국노동자 연대문화제’ 사진=금속노조

연대발언에 나선 고진수 서비스연맹 세종호텔지부 지부장은 이끌었던 KEC지회와 아사히비정규직지회를 언급 한 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동지들이 구미지역 노동자 투쟁의 대열에 합류했다. 구미는 노동자의 도시지, 박정희의 도시가 아님을 증명하는 투쟁으로 마무리 될 것”이라고 응원했다. 이어 “평택공장으로 고용승계되는 투쟁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 세종호텔지부도, 옵티칼 동지들도 회사로 돌아가고자 하는 투쟁을 멈추지 않는다면 승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출범한 한국지엠지부의 상집 간부들도 연대를 위해 구미를 찾았다. 안규백 한국지엠 지부장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투쟁상황이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로만 생각할 수 없었다. 한국지엠 역시 미국의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외투 악질 자본의 본질은 전혀 다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더해 “이런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힘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우리 노동자들에게 계급적 연대는 내적인 단결과 사회적 힘을 모으는 선결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공장 울타리에만 갇혀있던 지난날의 과거 솔직하게 인정하고, 그 반성과 성찰 속에서 선택한 첫 연대활동으로 한국옵티칼하이테크를 오게됐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작은 연대를 시작으로 현장으로 돌아가 이 상황을 알리겠다. 그리고 또 다른 연대의 끈을 만들어서 다시 이곳으로 오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금속노조는 공권력이 강경진압을 시도할 경우, 긴급결집 지침을 내리고 단호하게 투쟁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는 16일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농성장 앞에서 장창열 금속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금속노조 임원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자세한 대응 지침을 설명할 예정이다.

‘한국옵티칼 고용승계 쟁취! 고공농성 사수 전국노동자 연대문화제’ 사진=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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