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6일 오후 3시 제주지방우정청에서 노예계약 규탄 기자회견
우본이 제시한 새 위탁계약서, 임금삭감·쉬운해고 등 노예계약 방불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위해 마련한 사회적 합의 취지에도 역행
오는 18일 하루 경고파업 예고.."노예계약 철회시 잠정합의로 복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가 6월 16일 오후 3시 제주지방우정청 앞에서 우정사업본부가 제시한 '노예계약'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가 6월 16일 오후 3시 제주지방우정청 앞에서 우정사업본부가 제시한 '노예계약'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이하 전국택배노조)이 지난 5월 우정사업본부가 제시한 ‘노예계약서’를 규탄하는 전국 동시다발 가지회견을 개최한 가운데, 제주지역 택배노동자들도 노예계약 저지를 위한 투쟁에 나섰다.

전국택배노조 제주지부는 6월 16일 오후 3시 제주지방우정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지역 우체국 택배노동자들은 음모와 꼼수, 탄압을 일삼는 우정사업본부와 윤석열정부를 향해 강력한 투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국택배노조는 오는 7월부터 적용될 예정인 새로운 위탁계약서가 쉬운 해고와 임금 삭감 등 독소조항으로 가득한 사실상의 ‘노예계약서’라고 규정하고, 대정부 총력투쟁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지난 6월 13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회의를 거쳐 쟁의권을 확보한 전국택배노조는 오는 18일 하루 경고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전국택배노조에 따르면 문제가 된 위탁계약서는 배달물량 8% 삭감, 계약의 일시정지 및 해제등을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전국택배노조는 택배노동자들의 임금이 물량에 따라 결정되는 상황에서 배달물량 감축은 곧 임금 삭감을 의미하며, 더욱이 계약해지와 관련된 조항은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 방지를 위해 마련된 생활물류법과 사회적 합의의 취지에도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국택배노조 제주지부 김명호 지부장은 “우리 택배노동자들은 70만 도민들의 생활 물류 문제를 해결하는 동반자로서 제 역할을 다해왔다. 코로나19 시기에는 ‘국민행복배달부’라는 고마운 별명도 생겼지만, 느닷없이 정부는 택배노동자들에게 터무니없는 노예계약을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호 지부장은 “지난 4개월간 우정사업본부와 진행한 임금협상이 잠정합의에 도달했다. 그러나 난데없이 노예계약서를 받게 되어 결국 싸움에 나서기로 결정했다”면서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힘차게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연대발언에서 민주노총 제주본부 부장원 사무처장은 우정사업본부의 노예계약과 관련, “대한민국의 물류를 책임지는 막중한 역할을 담당하는 우체국 택배노동자들에게, 국가기관인 우정사업본부가 모범적 노사관계를 구축하기는커녕 되려 노예계약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부장원 사무처장은 “저임금과 높은 노동강도를 오직 국민에게 행복을 배달한다는 사명감으로 감내해 온 택배노동자에게 노예계약을 강요하는 우정사업본부를 국민들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택배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를 전했다.

진보당 제주도당 고경하 정책위원장도 택배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 메시지를 보냈다. 고경하 정책위원장은 “택배노동자들은 지난 수년간 장시간 노동에 의한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쟁해왔고, 마침내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냈었다”면서 “그 택배노동자들이 다시 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간기업도 우정사업본부와 같은 노예계약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윤석열정부가 들어서니 우정사업본부도 노동 탄압에 가세하는 것”이라며 진보당도 택배노동자들의 투쟁에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전국택배노조 제주지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정사업본부가 제시한 새 계약서는 쉬운 해고를 위한 계약정지, 계약해지 조항이 담긴 노예계약서”라며 “그간의 임금 교섭 전체를 무위로 돌리는 신뢰 파괴 행위이자 협상 파기 행위”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또 전국택배노조 제주지부는 “만약 국가기관인 우체국의 계약서에 이러한 독소조항이 들어간다면, 이는 급속히 민간기업으로 확산되어 모든 노동자들이 노예계약서를 작성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러한 노예계약서를 결코 수용할 수 없으며 조합원들의 단결된 힘으로 맞설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택배노동자들은 대화의 문을 열어놓았다. 전국택배노조 제주지부는 “우정사업본부가 노예계약서를 철회한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잠정합의안으로 복귀할 수 있다”며 “파국을 막고자 한다면 노예계약서를 즉각 철회하고 사태해결을 위해 성실교섭에 나서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가 6월 16일 오후 3시 제주지방우정청 앞에서 우정사업본부가 제시한 '노예계약'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가 6월 16일 오후 3시 제주지방우정청 앞에서 우정사업본부가 제시한 '노예계약'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전국택배노조 제주지부 조합원들이 '노예계약서'를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전국택배노조 제주지부 조합원들이 '노예계약서'를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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