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않는 가족 기다리는 이태원 유가족들’
"여야 배제된 독립 특별조사위원회 꾸려져야"

20일 서울역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2023 설맞이 집중 서명 기자회견' ⓒ 김준 기자
20일 서울역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2023 설맞이 집중 서명 기자회견' ⓒ 김준 기자

온 가족을 만나 말하고 싶은 것도, 듣고 싶은 것도 많은 명절이 코앞에 다가왔다. 그 설렘이 모인 서울역 앞에, 이제 오지 않을 가족을 기다리게 된 이태원 희생자 유가족의 절망도 한 구석 차지했다. 이들은 졸속으로 끝나버린 국정조사를 규탄하고 독립적인 진상조사 기구 설치를 요구했다. 또한, 이태원 참사 100일이 되는 2월 4일, 추모제에 함께 해줄 것을 호소했다.

20일 오전,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시민사회단체가 서울역 앞에 모여 ‘10.29 참사 유가족과 함께하는 2023 설맞이 집중 서명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20일 서울역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2023 설맞이 집중 서명 기자회견' ⓒ 김준 기자
20일 서울역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2023 설맞이 집중 서명 기자회견' ⓒ 김준 기자

지난 17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가 55일의 활동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지난해 11월 24일 국정조사 계획안 의결로 활동을 시작한 국조특위는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다. 여야가 예산안 논쟁으로 국정조사에 임하지 않아 한 달이라는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이후 여당을 제외한 야3당(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이 국정조사 일정을 의결하자 여론을 의식한 국민의힘이 24일 첫 현장조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논란은 계속됐다. 애초 7일까지였던 국정조사 기간이 17일까지 연장되기도 했지만 ‘셀프수사’, ‘꼬리자르기 수사’ 논란이 일었다. 국조특위는 그때마다 “성역 없이 수사하겠다”라는 말을 되풀이 할뿐, 55일 동안의 수사결과는 그 논란을 더 키웠다.

국조특위가 55일 동안 수사한 538명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윤희근 경찰청장은 없었고, 압수수색한 61곳에도 이상민 장관, 오세훈 시장, 윤희근 청장의 집무실은 제외됐다. 이에 유가족들은 국조특위 수사가 애초부터 고위층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규탄했다.

20일 서울역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2023 설맞이 집중 서명 기자회견' ⓒ 김준 기자
20일 서울역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2023 설맞이 집중 서명 기자회견' ⓒ 김준 기자

이번 기자회견에서 고 이주영 씨의 아버지이자 유가족 협의회 부대표인 이정민 부대표는 “작년 이맘때쯤이면 우리도 어김없이 가족과 함께 명절을 즐기기 위해 서울역을 찾았겠지만, 우리는 아직도 2022년에 머물러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동안 줄기차게 진실을 규정하기 위해 힘든 싸움을 계속해왔지만, 벽에 가로막혀 해명된 의문점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정민 부대표는 “그래서 여야가 배제된 진정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특별조사위를 꾸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정치적 정쟁의 대상으로서 수사가 아니라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수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두 번 다시 이 나라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아까운 청춘이 사라지지 않게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서명에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20일 서울역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2023 설맞이 집중 서명 기자회견' ⓒ 김준 기자
20일 서울역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2023 설맞이 집중 서명 기자회견' ⓒ 김준 기자

또 다른 희생자의 언니라고 밝힌 유가족 또한, 매년 찾아온 명절에 이제는 없는 동생을 생각하며 울먹였다. 이 유가족은 “참사가 없었다면 여느 때처럼 부모님과 동생이 함께 할머니 댁에 가며 평범한 일상을 누리고 있었을 것”이라며 시민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이어 “국정조사 내내 형식적으로 사과한 뒤에 정작 조사받을 때는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들을 보며, 어떻게 저런 무책임한 사람들이 자리를 지키는지 어처구니가 없었다” 질책하며 “그 자리가 국민 159명의 목숨보다도 소중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일갈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유가족들은 10.29 이태원 참사 100일이 되는 2월 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추모 문화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많은 국민이 함께해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목소리를 내줄 것을 호소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서울역 광장에서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집중 서명운동을 벌였다.

20일 서울역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2023 설맞이 집중 서명 기자회견' ⓒ 김준 기자
20일 서울역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2023 설맞이 집중 서명 기자회견' ⓒ 김준 기자
20일 서울역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2023 설맞이 집중 서명 기자회견' ⓒ 김준 기자
20일 서울역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2023 설맞이 집중 서명 기자회견' ⓒ 김준 기자
20일 서울역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2023 설맞이 집중 서명 기자회견' ⓒ 김준 기자
20일 서울역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2023 설맞이 집중 서명 기자회견' ⓒ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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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역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2023 설맞이 집중 서명 기자회견' ⓒ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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