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충북지부 원남초병설유치원 교사 김동희

3.8 여성의 날은 지났지만 충북지역 여성조합원들의 삶과 일터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여성노동자들이 원하는 일터의 모습, 노동조합의 역할을 생각하며 3.8 세계여성의날 정신을 잇습니다.  

 

#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원남초병설유치원에서 유치원 교사로 일하는 김동희입니다. 현재 일한 지 만 4년 되었습니다.

유치원생이 그린 김동희 교사
담임을 맡았던 유치원생이 그린 김동희 교사

 

# 일하시는 곳과 하시는 일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저희 유치원은 한 학급 유치원이라서 겸임 교감교장이 한 명 있고, 교사는 저 혼자라서 제가 대부분의 일을 합니다. 아이들을 돌보는 업무뿐 아니라 각종 행정 업무도 혼자서 하고 있습니다. 4년 째 혼자서 일하다보니 익숙해지긴 했지만, 행정 업무 하느라 수업 준비를 할 시간조차 없을 때가 있긴 해요.

음성이라는 지역 특성상 병설유치원의 경우 아이들 수가 적어서 저희 유치원처럼 교사 한 명이 혼자 일하는 경우가 많아요. 방과후 돌봄 같은 일도 방과후 선생님이 해주시는 4시간 제외하고는 제가 전부 해야 합니다. 처음에 왔을 때는 너무 힘들었어요. 어제(3월 4일)도 개학 첫날이라 입학식도 해야 하지, 상담도 해야 하지, 자원봉사자 선생님들도 기다리시지, 거기에다 아이들 간식과 행정 업무도 해야 하지 너무 정신이 없었어요.

 

#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된 계기가 있었을까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충북지부에 가입하게 된 계기는 한 학급 교사로서 겪는 어려움, 관리자의 무례한 지시에 대응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일을 하다 겪는 어려움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혼자서 일을 하는 처지다보니 동료가 절실히 필요하여 가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많으니까요. 신규로서 어려움이나 관리자에 대처하는 법 등이 미숙했는데, 전교조 선생님들을 통해서 많이 배웠어요.

 

# 노동조합을 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일이 있었다면 말씀해 주세요.

저희 유치원뿐 아니라 다른 유치원에서도 관리자와의 갈등으로 비슷한 일이 많았는데, 유치원 교사들끼리 서로 의견을 모아서 관리자분들에게 전체 메세지로 전달을 했어요. 일터에서 어려움이 해결된 것도 힘이 되었지만 무엇보다도 제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제일 큰 힘이 되었습니다.

 

# 여성으로 일터에서 겪었던 어려움이 있었을까요?

유치원은 여교사들이 대부분이라 대놓고 성차별을 겪지는 않았지만, &여잔데 예쁘게 하고 다녀&라던지 &치마 좀 입으라&라고 고정관념을 강요받은 적이 있습니다. 안 지킨다고 해서 불이익은 없지만 계속 눈치를 줘요. 저는 딱히 굴하진 않았지만 기분이 좋지는 않았어요. 아이들이 침을 흘리거나 오줌을 싸면 옷이 더러워질 수밖에 없는데, 옷을 예쁘게 입는 것보다 편하게 입는 게 중요하죠. 그래서 저는 사정을 설명하고 체육복을 입겠다고 한 적도 있어요. 그래도 최근에는 유치원 교사들끼리 모여서 함께 대응도 하고, 관리자들의 인식이나 마인드가 예전보다 훨씬 나아진 것을 느껴요.

또 성별에 따른 업무 분담 문제도 있어요. 유치원에서는 남교사들이 현저히 적거든요. 힘써야 되는 일이거나 체육 관련 업무는 무조건 남교사들에게 맡기는 역차별이 있습니다. 그럴 때 저는 오히려 &저희도 할 수 있는데요.&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여교사, 남교사가 아니라 교사로서 근무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성평등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동조합은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까요?

저는 지금의 전교조에 만족하고, 지금처럼 유치원 교사의 권익을 위해서 많이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유치원 교사가 교사들 중에서도 소수고, 저처럼 혼자서 일하는 경우도 많아요. 다른 유치원 교사들도 혼자서 고민하고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전교조에 가입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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