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빼고는 말그대로 다 올라버린 세상, 우리의 ‘작고 귀여운’ 월급은 그마저도 통장을 스칠 뿐인 세상. 물가는 폭등했고, 민생에 무심한 정부는 공공요금 인상 속도를 높이고 있다. 먹고 살기에만 해도 턱없이 부족한 최저임금을 올릴 때가 됐다며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길거리로 나서서 외쳤다.

민주노총이 ‘월급 빼고 다 올랐다! 올려라 최저임금! 철폐하라 비정규직! 노동․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 정권 퇴진 전국노동자대회’를 24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조합원 1만명의 참석속에서 개최했다.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 참석하며, 매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 앞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주장하는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의 사회 속에서 대회는 치러졌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살인적인 수준으로 폭등하는 물가속에 실질임금은 하락하고, 지금의 최저임금 만으로는 당장의 생존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만이 노동자와 그 가족, 사회적 약자의 인간다운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최저임금 대폭 인상의 필요성을 밝혔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들을 통해 시간당 1만2210원(소정근로시간 기준 월 255만1890원)을 내년도 최저임금액으로 요구한 상태다. 이는 노동자 생계비 통계와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한 금액이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최저임금은 생존을 위한 안전망이다. 비혼단신가구의 생계비가 최저임금을 훌쩍 넘어서는데 노동자, 서민이 어떻게 생존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물으며“노동자 서민의 시름과 고통이 가득한 시기, 코로나19시기 가계부채가 2000조를 돌파하고, 소상공인 부채는 급격히 늘어나는 동안, 재벌의 사내유보금은 1000조를 넘어섰다. 우리는 생존을 위해 최저임금의 대폭인상과 비정규직의 철폐를 요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이 정말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하려면 최저임금을 인상해서 저임금 노동을 해소해야하고, 파견법을 폐지해서 간접고용 사람장사를 금지해야 할 것”이라고 한 뒤 “자본은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면 어김없이 중소영세 상공인의 어려움을 내세운다. 그러나 그들을 어렵게 하는 것은 시도때도 없이 임대료를 인상하는 건물주이자, 착취를 일삼는 대기업 프랜차이즈다. 소상공인들을, 함께 일하는 노동자 임금 올려주는 것에 적극 반대하는 파렴치범으로 몰아가지 말라”고 비판했다.

최저임금위원회에 노동자위원으로 참석하고 있는 민주노총 조합원들도 발언에 나섰다. 정용재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법정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시기가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 싸우고 또 싸우겠다. 고물가, 고금리, 실질임금 삭감으로 역대급 고통과 시름이 깊어지는 시절, 우리 조합원 뿐만 아니라 노조밖 절대다수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이 올라가는 유일한 방법이 최저임금 대폭인상임을 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수정 서비스연맹 학비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최저임금 투쟁은 최저임금노동자만의 투쟁을 넘어 윤석열 정권의 반노동 정책을 분쇄하는 전체 노동자의 투쟁이어야 한다. 임금을 올리는 투쟁 그 이상으로 헌법적 권리인 평등권과 노동권을 지켜내는 투쟁이어야 한다”며 “최저임금노동자들의 삶과 가정을 지키는 투쟁, 자영업자들도 같이 살고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투쟁으로 나아가자”고 했다.

최저임금은 사회적 약자의 삶과 노동조건을 결정짓는 ‘모두의 임금’으로 얘기된다. 또한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지 않은 저임금 노동자들에게는 1년에 한번 오는 유일한 임금협상이기도 하다. ‘모든 노동자를 위해 투쟁하겠다’고 자임하는 민주노총이 최저임금 투쟁에 더욱 열과 성을 다하는 이유다.

이날 대회에서도 청년, 여성, 고령노동자, 플랫폼노동자의 현장발언에서 최저임금이 곧 자신의 임금이라고 했다. 심지어 최저임금조차 적용받지 못하는 현실을 이야기하며,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최저임금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함. 웹툰작가노조 하신아 위원장,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이윤희 본부장,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정민정 위원장, 민주일반연맹 민주일반노조 노원구 아파트분회 박동수 조합원,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테스크테크지회 김영성 지회장이 발언했다.

대회 막바지 상징의식으로 ‘산입범위 개악’, ‘성별 임금격차’, ‘저임금노동’, ‘최저임금 적용제외’, ‘업종별 구분적용’이 적힌 얼음을 깨면서 최저임금과 관련한 불합리한 제도와 차별을 개선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민주노총은 대회에 앞서 ‘왜 내 통장은 텅장이 될까? 내 임금을 올려줘 120.00초 영상공모전’의 시상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대회를 마친 민주노총은 서울 시청 방면으로 행진을 진행하며 시민들에게 최저임금 대폭 인상의 필요성을 알렸다. 이후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3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