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공사협회가 하청용역업체에 대한 구조조정과 근무시간 단축을 추진하고 있어 소속 노동자들과 지역 노동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한국전기공사협회는 지난달 21일 미화노동자의 인력을 감축하고 노동시간을 줄이는 내용의 건물종합관리용역 입찰을 공고하면서 사실상 조합원 전원 해고를 예고하며 구조조정을 추진중이다.

이에 공공운수노조 충북지역평등지부는 1일 한국전기공사협회 중앙회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일방적 인력감축과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전기공사협회를 규탄하며 미화노동자 전원에 대한 고용승계를 촉구했다.

성문모 충북지역평등지부 지부장은 결의대회를 시작하며 “전기공사협회는 직접 고용관계가 없어 아무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기 바쁘다. 어떻게 이리 무책임하고 오만하기 짝이 없는가”라고 따져 물으며 “협회는 혹시 조합원들이 쳐들어올까봐 본관도 봉쇄한다고 한다. 이제 시작이다. 우리의 투쟁으로 저들이 제 발로 나오게 하자. 협회가 진짜 사장임을 뼈저리게 느끼게 만들자. 우리 노동자들이 없으면 협회가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자”고 힘주어 말했다.

김정환 금강물환경연구소지회 지회장은 물환경연구소 노동자들도 억울하게 빼앗긴 노동조건을 회복하기 위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히며 “금강물환경연구소도 누가 진짜 사장인지 모른다고 한다. 노동조건을 악화시키고 임금체계 개악에 앞장선 자는 있어도 책임지는 자가 없다. 전기공사협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권한이 넘쳐나던 협회가 갑자기 권한이 없다고 할 것이다. 우리의 권리는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한다. 동지들이 지치지 않고 싸울 수 있도록 이 자리에 모인 동지들이 함께 해 줄 것”이라고 격려했다.

김해자 전기공사협회지회 조합원의 현장발언이 이어졌다. 김 조합원은 2년전 전기공사협회가 신축 이전할 당시부터 일해 온 미화노동자로 협회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처우에 대해 전했다. “협회 이전 초기 청소도구 하나 없이 청소를 하라고 했다. 고무장갑도 없이 맨손으로 변기를 닦았다. 준공을 이제 막 마친 시멘트 먼지가 가득한 건물 청소를 시키면서 청소도구도 주지 않아 직접 사와서 썼다. 건물이 너무 더러워서 닦고 또 닦고 쉴새 없이 일했다. 아무리 미화노동자라고 이렇게 막 대해도 되는것인가?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어이가 없고 화가 난다. 우리는 지금도 새벽 6시에 컵라면 하나 먹고 점심까지 버틴다. 점심값이라도 아끼려고 휴게실에서 밥 해먹고 화장실에서 설거지를 겨우 마치고 다시 일한다. 지하주차장옆에 붙어 있는 휴게실 환경도 너무나 열악하다. 환기라도 시키려고 문을 열면 자동차 매연이 들어온다. 이런 환경에도 불구하고 새벽부터 나와 건물을 쓸고 닦는다. 2년동안 협회 건물이 자리잡기까지 뼈빠지게 고생한 우리는 안 보이나 보다. 참 서럽고 화가 난다. 인력감축, 근무시간 단축, 이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용직 민주노총충북본부 사무처장은 노조법 2,3조 개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윤석열 정부를 규탄했다. 김 사무처장은 “하청의 하청 사장이 여러분들의 사장이냐. 진짜 사장은 협회 이사장이다. 실제 노무관리권을 행사하고 근로조건을 정하는건 협회 이사장이다. 그런 사람을 지금까지 법적으로 사장이 아니라고 했다. 노조법 2,3조 개정은 협회 이사장같은 사람을 진짜 사용주로 보고 교섭대상에 앉히고 지금처럼 탄압하면 부당노동행위로 고발하는 것이 노조법 2,3조 개정이었다. 그런 노조법 개정에 대해 윤석열이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분노했다. 이어 전기공사협회를 향해서 “자본과 권력이 온갖 수단을 다해 노조를 탄압해 왔지만 민주노총은 반드시 되갚아준다. 지금이라도 협회는 정신차리고 노동조합과 성실하게 대화에 나서라. 계속 노조를 무시한다면 우리는 민주노총답게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충북지역평등지부 전기공사협회지회는 노조 설립후 원청인 협회에 미화노동자의 고용·임금 등 처우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교섭을 요구하였으나 협회측은 미화노동자가 하청업체 소속이기 때문에 협회와 아무 상관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던 중 지난 11월 21일 미화노동자의 인력감축과 근무시간을 줄이는 내용을 담은 건물조합관리용역 입찰 공고를 게시하며 용역업체를 변경해 노조 무력화 시도를 하고 있다.